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국내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채용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넷플릭스는 물론, 디즈니에 이어 곧 한국 상륙이 전망되는 HBO 맥스도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 업체들 모두 공통적으로 '마케팅' 분야 인력을 원하고 있어 해당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콘텐츠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는 토종 OTT들이 인력 이탈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에 따르면 HBO 맥스는 전날 마케팅, 사업개발, 영업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한 공고 20개 이상을 올렸다. 근무지는 서울이다.
HBO 맥스는 미국 통신사 AT&T의 자회사 워너미디어의 OTT다. 영화 '해리 포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물론, DC코믹스의 배트맨, 슈퍼맨 등 폭넓은 콘텐츠를 보유 중이다. 국내 시장 진출 시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 등의 OTT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HBO 맥스가 국내를 근무지로 하는 인력 채용에 나선 만큼 한국 진출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연내 빅뱅이론, 프렌즈, 다크나이트 등 인기 콘텐츠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힌 것 역시 국내 진출 임박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콘텐츠는 HBO 맥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11월 국내에 상륙한 디즈니+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월트디즈니는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에 제공하던 월정액 상품공급 계약 종료를 통보하기도 했다.
국내에 이미 진출한 해외 OTT도 일찌감치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마케팅, 채용담당자, 경영, 사업개발, 법무 등의 인력을 채용 중이며, 디즈니+는 인사와 마케팅, 영업담당 임직원을 모집 중이다.
글로벌 OTT 업체 모두 마케팅 분야 담당 임직원 모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HBO 맥스가 올린 채용 공고 약 20개의 절반가량이 마케팅 관련 업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앞두고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1위 OTT로 자리매김한 넷플릭스와 추격하는 디즈니+ 역시 마케팅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을 바탕으로 한 공룡 OTT들이 파격적인 연봉 등을 제시할 경우 국내 OTT 업계 인력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월트디즈니, HBO 본사는 직원을 대상으로 4년 동안 매년 25%씩 주식을 나눠주는 양도제한부 주식(RSU) 제도를 운영 중이다. 4000만원을 준다고 가정하면 4년 동안 매년 1000만원어치(25%)의 주식을 주는 식이다. 국내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의 연봉이 국내 기업과 비슷한 규모라 해도 연봉 외로 더해지는 보상형태의 복지 격차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경우가 많다"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