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분당 사옥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네이버로부터 받은 5세대 이동통신(5G) 특화망용 주파수 신청에 대한 심사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현장실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결과를 발표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특화망 신청 완료를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정부가 5G 특화망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클라우드가 신청한 5G 특화망 주파수 관련 실사를 완료했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1월 24일 과기정통부에 5G 특화망용 주파수 할당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5G 특화망은 기존 이동통신 사용망이 아니라 주파수 공동 사용을 통해 건물·시설 등 특정 공간에 한해 기업이 자사 서비스에 특화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네트워크다. 환경, 용도, 범위에 최적화해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 개장 예정인 제2사옥 내 5G 특화망용 기지국을 구축한다. 5G 특화망 주파수 할당이 완료되면 네이버 제2사옥은 국내 최초의 5G 특화망이 적용된 건물이 된다.

국내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이 될 네이버의 제2사옥 예시. /네이버

과기정통부는 이번 실사에서 전파 적용 범위와 함께 기지국 설치 개수, 설치 범위 외 지역으로 전파가 넘어가지 않는지 등을 살펴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실사를 마무리한 만큼 행정절차를 거쳐 연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약 1주일이 남은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는 정부가 5G 활성화를 위해 비(非)통신사에게도 주파수를 내주기로 한 만큼 승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이 5G 특화망용 주파수를 받는 '첫 주자'라는 상징성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특화망 물꼬를 트면 다른 대기업도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네이버의 특화망 신청 완료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신청 절차 문의가 늘어났다"라며 "연내 승인이 완료된다면 내년에 본격적으로 다른 기업의 신청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네이버가 제2사옥에서 5G 특화망으로 구현할 로봇 서비스 관련 이미지. /네이버 제공

그동안 주파수를 독점해오다시피 했던 국내 통신사들도 내심 국내 대기업의 5G 특화망 신청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통신사들은 5G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를 꺼리고 있다.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것으로 알려진 28㎓(기가헤르츠) 주파수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성(전파의 꺾임성), 투과성(물질을 관통하는 성질)이 떨어져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기지국 설치에 드는 비용도 커진다는 의미다.

국내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5G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높지 않아 통신사로서는 리스크가 큰 게 사실이다"라면서 "오히려 다른 사업 주체들이 인프라 구축에 나서 계속해서 시장을 키운다면 중장기적으로 통신사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