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29일 첫 투자처로 암호화폐거래소 ‘코빗’과 카카오 계열 넵튠의 자회사인 디지털 휴먼 제작 업체 ‘온마인드’를 택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삶의 일부이자 연장선이 될 미래 ICT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메타버스와 음원 등 기존에 보유한 플랫폼들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2대주주에 올라선 SK스퀘어…디지털휴먼 제작사 지분 40%도 인수
SK스퀘어는 이날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35%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코빗의 최대주주 NXC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코빗은 금융위원회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가상자산사업자다. 업비트 등과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로 꼽힌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원화 구매 거래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NXC에 인수됐으며 국내 게임사 넥슨의 관계사이다.
SK스퀘어는 단순히 코빗의 지분보유 자체만으로도 스퀘어의 순자산가치를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 규모는 이미 코스피를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은 약 3584조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금액보다 450조원 이상 큰 규모다.
SK스퀘어는 사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ICT 넥스트 플랫폼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코빗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은 현재 제도권 법제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으며 향후 혁신적인 플랫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같은 날 SK스퀘어는 8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계열 3차원(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의 지분 40%(보통주와 전환우선주 포함)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온마인드는 2020년 4월 설립된 회사로, 같은 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비상장회사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휴먼 ‘수아(SUA)’는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 등 새로운 메타버스 셀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휴먼은 2D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으므로, 이를 한 단계 뛰어넘는 온마인드의 3D 방식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할 것“…”메타버스 내 가상 재화 현금화도 검토”
이날 SK스퀘어의 투자 발표는 ‘SK 메타버스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
코빗의 암호화폐거래소,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마켓, 메타버스 거래소 등과 온마인드의 3D 디지털휴먼 기술을 융합해 기존 메타버스플랫폼 이프랜드, 음원·콘텐츠 플랫폼 플로∙웨이브, 앱마켓 원스토어 등을 아우르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한층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이외에도 NFT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의 메타버스-가상자산거래소 연동으로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웨이브, 플로, 원스토어가 가진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자산들을 NFT 거래 마켓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하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디지털휴먼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한층 더 실감 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 또 플로와 웨이브가 가진 음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 온마인드의 디지털휴먼을 접목하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플로와 웨이브가 디지털휴먼 셀럽을 만들어 인기 아티스트로 육성하는 사업이 실현 가능하다.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 재화를 거래하는 경제시스템을 만들고,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 가상 재화를 현금화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