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맞았다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010년 9월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알뜰폰은 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로 통신 품질을 같으면서 요금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실제 1000만이라는 숫자를 뜯어보면, 사물간통신(M2M) 가입자를 제외한 순수 알뜰폰 가입자 수(선·후불 합산)는 2018년 700만명대를 찍은 뒤 현재 기준 500만명 후반대로 되레 줄어든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24일 서울 알뜰폰스퀘어에서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 달성을 축하하고, 업계와 함께 지속적인 알뜰폰 활성화 노력 의지를 확인하는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알뜰폰 제도는 2010년 9월 도입된 이후, 2015년 가입자 500만명을 넘어섰고, 도입 11년 만인 2021년 11월 첫째주 기준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21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1007만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런 배경으로 알뜰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접근성 확대, 이용자 편익 개선에 나섰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 제공하는 망 사용 임대료(도매대가)를 올해 약 30% 인하하며 이들의 요금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종합포털인 ‘알뜰폰 허브’ 사이트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알뜰폰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시장 규모에서 알뜰폰 가입자 수만 뜯어놓고 보면, 되레 내리막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5년 537만명이었던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18년 714만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9년 687만명, 2020년 611만명, 2021년 11월 21일 기준 598만명으로 지속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결국 1000만 시대에 주효했던 것은 정책적 노력에 힘입은 실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가 아닌 M2M 서비스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임박하면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운행정보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이른바 ‘텔레매틱스(자동차 안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때 통신사들의 망을 쓰는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수치를 1년 전쯤 부터 알뜰폰 가입자 수에 포함시키기 시작해 ‘착시효과’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받아 왔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가 알뜰폰 활성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였던 만큼 과기정통부가 임기 말 무리하게 숙제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M2M 시장이 커지는 것은 통신시장에서는 당연히 의미가 있으나 가계통신비 관점에서는 관계가 없는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사들의 요금제 조건도 개선되고 있는데다 인터넷TV(IPTV) 등과의 결합상품 등 때문에 알뜰폰 경쟁력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저가폰을 자급제로 구입해 알뜰폰 요금제로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후불제 시장 분위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올해는 알뜰폰이 도입된 지 11년 만에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은 아주 뜻깊은 성과를 이룬 해다”라면서 “알뜰폰 업계에서도 가격 경쟁력에 더하여, 이통 3사에서 시도하지 않는 다양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