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2021′이 21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5차 대유행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현장 전시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반대로 여러 과제도 남겼다.
21일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참관객은 일반 관람(퍼블릭 데이)이 있었던 나흘간(18~21일) 총 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하루 관람인원을 6000명으로 제한하고, 컨퍼런스 참가자와 주관사, 관계사 인원을 합한 숫자다. 행사 첫날인 지난 17일 미디어・비즈니스 데이 인원은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2년 만에 현장에서 개최된 지스타지만, 국내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소위 ‘3N’이라고불리는 대형 게임사가 한꺼번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부스 규모가 지난 2019년 3208개에서 1393개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일반인 관람 인원 역시 온라인 중계가 있었다고는 하나, 2019년 24만명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무료로 배포된 초대권을 중고거래 앱 등에서 ‘웃돈’ 을 붙여 파는 행위도 여전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B2B관이 축소된 부분도 아쉬웠다고 평한다. 현장 비즈니스 미팅은 고사하고, 참가 규모가 2019년과 비교해 4분의 1로 위축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를 제외하고는 B2B에 참가해 실익을 얻었다는 회사는 별로 볼 수 없었다”라며 “주최 측이 온라인 비즈매칭을 준비했다고는 했는데, 모든 회사들이 나오는 건 아니어서 다소 허술했다”고 했다.
다만 아예 성과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철저한 방역 관리가 이뤄졌다는 점은 온・오프라인 병행 전시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입장은 백신 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자만 가능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관리로 철저했다. 모든 동선은 일원화 했으며, 출입구나 경로마다 방문자 등록과 체온 측정을 했다.
현장 관람객은 방역으로 줄었으나, 대신 쾌적한 관람이 이뤄졌다. 인기 부스에서는 다소 대기 시간이 있었지만, 게임 시연이나 이벤트를 빠짐없이 즐기기에 충분했다는 관람객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한 부스에만 수만명이 몰리며 게임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관람객은 “들어올 때는 여러 절차와 입장 제한으로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들어오고 나서는 게임 자체를 충분하게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전시회의 온라인 중계라는 새 지평을 연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스타 온라인 중계인 ‘지스타TV’는 행사 첫 날부터 지난 20일까지 140만명이 지켜봤으며, 폐막 당일에도 40여명이 볼 것으로 예상돼 총 180만명이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러 숙제도 남겼다. 특히 규모 축소 문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던 것이다. 특히 해외 게임사들의 외면이 이번 지스타에서도 목격됐다. 과거 ‘브롤스타즈’를 개발한 ‘슈퍼셀’이 대규모 부스 등을 차렸던 일이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만 지스타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게임사의 줄어드는 참가 열기도 풀어내야 할 과제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부회장사 12곳 중 절반 이상이 올해 참가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군 역시 마케팅 효과가 줄어든 대형 전시회의 규모가 축소되고, 존폐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스타 또한 그런 대형 전시회의 전철을 밟아가지 않도록 전시 형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만든 올해 전시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