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전략 신작 '갤럭시S21' 3종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005930)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2′를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내년 2월로 잠정 계획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의 아이폰 공세에 올해 이례적으로 1월부터 '갤럭시S21′을 공개하며 잰걸음했던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예년처럼 다시 2월에 신제품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애초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갤럭시S21 FE'가 내년 1월 유럽 등 일부 지역 출시로 가닥이 잡히는 등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제품 제조·판매 일정이 지연되는 분위기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스마트폰 사업부(IM)의 연 매출 100조원이 무너지며 경영진단을 받는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3세대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갤럭시Z' 시리즈에 이어 내년 상반기 S시리즈에서도 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은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임기 3년 차를 맞는 해이기도 한 만큼 의미 있는 실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19일 스마트폰 업계와 외신 등을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 '갤럭시S22′를 공개하며 새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 시리즈는 한 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데다 전체 연간 출하량(3억대 기준)의 15~20%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레츠고디지털 등 IT매체 등에 유출된 갤럭시S22 이미지를 보면, 디자인은 노트 시리즈와 비슷하고 S펜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퀄컴이 한국 시각으로 12월 1일 공개할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의 자체 AP '엑시노스 2200′이 지역에 따라 5 대 5 비율 정도로 병행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반도체 기업 AMD와의 협업을 통해 그래픽 성능을 대폭 개선한 엑시노스 2200이 첫선을 보이면서 게임, 사진 성능 등에서 얼마나 진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 그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를 얼마나 회복시킬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17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내고 내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13억9000만대로 올해보다 3.8% 늘어나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올해보다 1% 정도 증가한 2억76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 20%로 업계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가에서는 애플,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의 공세에 밀려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애플은 올해보다 5.4% 늘어난 2억430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8%로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추격할 예정이다. 2022년이 '글로벌 스마트폰 1위' 달성을 위한 3개년 계획의 첫해라고 밝히고 있는 샤오미의 경우 15.8% 급증한 2억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삼성전자와의 경합지인 인도, 유럽, 중남미 등에서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전사 매출의 양대 축이었던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에서 스마트폰의 기여도가 점점 줄어들며 내년에는 연간 매출에서 반도체 사업부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라면서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폴더블폰 Z시리즈뿐 아니라 S, A 시리즈 판매에도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00조원선이 붕괴됐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매출은 올해 다시 104조~106조원선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를 내년까지 이어가는 것은 임기 3년 차를 맞는 노태문 사장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