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방한했던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망 사용료로 법정 공방 중인 SK브로드밴드와 협상 의사가 있다고 발언한 직후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 협상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실행으로 옮기지 않은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10일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스시스코리아 등에 따르면 딘 가필드 정책총괄 부사장은 약 일주일간의 한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5일 출국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이원욱 위원장과 만나 '망 사용료'와 문제와 콘텐츠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 직후 가필드 부사장은 정부, 국회 관계자와 만나 ‘망 사용료’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해명했다. 지난 2일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을 차례로 만났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현안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로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예정됐던 면담을 취소했다. 가필드 부사장이 지속해서 망 사용료 지급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어진 공식일정은 국내 언론과 만남이었다. 지난 4일 진행됐던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그는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와 협력하길 원하며 SK브로드밴드도 여기에 포함된다”라며 “한자리에 앉아서 논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올해 6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냈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가필드 부사장은 국내 언론과 만남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5일 출국했다.

이를 두고 SK브로드밴드 측은 “딘 가필드 부사장은 정부, 국회, 언론 등과 만남을 가지면서 ‘망 무임승차’ 당위성만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라며 “넷플릭스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기업이미지(CI). /각 업체

망 사용료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갈등은 점차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올해 6월 1심 판결 이후 넷플릭스는 합의 등을 위한 협의에 나선 적이 없다. 1심 판결 이후 판결에 불복해 넷플릭스가 항소하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소는 소송 진행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넷플릭스 측은 “지난 2016년 이후 SK브로드밴드와 실무단에서 이메일, 전화 등을 주고받으며 만나고 있다”라며 “넷플릭스가 대화를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