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미니발광다이오드(미니LED)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전체 TV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를 대신할 차세대 제품으로 미니LED를 키우기 위해서다. 중국 업체들은 미니LED가 발광다이오드(OLED)와 경쟁하면서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8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스카이워스는 중국 우한 린궁항 경제개발지구에 연간 240만장의 TV용 미니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스카이워스는 2023년 2분기 공장을 완공, 양산에 돌입한다. 이곳에서는 미니LED 백라이트 모듈 생산과 함께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된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스카이워스는 미니LED 공장에 총 35억위안(648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라며 “앞으로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큰 미니LED 공장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미니LED는 LCD 패널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구조는 LCD와 동일한데,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에 기존 LED보다 더 작은 크기의 미니LED를 촘촘하게 적용했다. 이에 따라 LCD보다 색 재현성과 선명도를 개선했다.
미니LED에 사용되는 LED 크기는 기존 LED보다 40분의 1로 작다. 가격은 LCD의 2배에 달한다. 다만 OLED와 비교해서는 절반에 불과하다.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 입장에서 미니LED는 LCD를 대신할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OLED를 견제할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들어 미니LED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인 네오 QLED에 미니LED를 적용했고, LG전자 역시 미니LED를 활용한 QNED를 내놨다. 애플은 미니LED를 태블릿과 노트북 등에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출시한 아이패드와 맥북프로에 미니LED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미니LED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미니LED TV 출하량은 지난해 50만대에서 올해 490만대가 예상된다. 현재 미니LED는 중국 BOE와 CSOT,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의 7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수년 내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미니LED와 OLED로 양분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이끄는 미니LED는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넓히고, 국내 업체들이 판매하는 OLED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을 가져간다는 의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LED는 개선된 LCD 패널이기 때문에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이 경쟁에서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라며 “국내 업체들이 OLED,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