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에서 서비스 중인 '미르4'. /위메이드 제공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것)’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위메이드가 미래 먹거리로 이 장르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행성 문제로 플레이 투 언 게임의 핵심요소인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허용하고 있지 않아, 위메이드는 신작 개발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플레이 투 언’은 국내 게임 시장에 보편화된 ‘페이투윈(Pay to Win·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 개념이다. 이용자는 다양한 게임 내 활동으로 가상자산인 NFT를 얻어 이를 거래해 수익을 창출한다. NFT는 하나하나가 고유 가치를 지니고 있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는 궤를 달리하는데, 이 암호화폐는 토큰 1개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NFT는 각 토큰이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생긴다. 게임 내에서는 이용자가 만들어낸 아이템이나 캐릭터에 대한 고유 가치를 인정하는 수단으로 NFT가 활용되며, 이를 거래하는 것이다. NFT의 소유권과 거래기록은 블록체인에 기록돼 가격 추이를 따라가거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해외 인기 P2E 게임은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 인피니티’다. 엑시 인피니티는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 ‘엑시’를 만들어 몬스터와 싸우거나 이용자 간 전투(PVP)를 즐긴다. 이 게임 속에서 생성된 고유 캐릭터는 거래돼 수익을 만들어낸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엑시 인피니티에서 얻은 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P2E 게임의 인기로 NFT 게임 규모도 크게 성장하는 중이다. 블록체인 경제 데이터 분석 플랫폼 댑레이더가 지난 12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전 세계 NFT 게임 거래 규모는 6억4000만달러(약 7640억원)에 달한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위메이드가 P2E 게임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전 세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출시 버전과 다른 점은 NFT 거래를 적용한 것인데, 게임 속 주요 재화인 ‘흑철’을 토큰화한 드레이코를 가상화폐 위믹스 기반으로 발행해 위믹스 월렛 내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드레이코에는 더비(Daily Exchange Rate By Yield) 개념이 도입됐는데, 일종의 이자를 더 주는 방식이다.

지난 8월 출시된 이 게임은 현재 미국, 인도,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뿐 아니라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 등 전 세계 170개국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서버는 아시아 64개, 유럽 13개, 북미 32개, 남미 21개, 인도 6개 등 중 총 136개를 운영 중이며,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차트 2위를 기록 중이다.

유성만 리드투자증권 연구원은 “흑철을 하루 24시간 동안 한 달 내내 생산하면 약 40만~45만원의 수익화가 가능하다”며 “중남미, 동남아, 동유럽 등 저임금 국가와 일반 이용자를 유입하기엔 충분한 ‘당근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신이 투자하고 플레이한 캐릭터를 NFT화 해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용자들의 과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줄 수 있다”고 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와 개발 자회사가 출시한 게임까지 총 4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NFT 기술을 활용한 신작을 더 낼 계획이다. 위메이드트리에서는 개발 중인 신작 ‘갤럭시 토네이도 포 위믹스(가칭)’와 ‘라이즈 오브 스타즈 포 위믹스(가칭)’ 등이 있다. 갤럭시 토네이도 포 위믹스는 행성의 주인이 돼 재화를 얻고, 상대방 행성의 자원을 약탈하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캐주얼 장르 게임이다. 라이즈 오브 스타 포 위믹스는 SF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또 다른 자회사 위메이드맥스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NFT 게임 개발자 채용에도 나섰다. 채용 정보에 따르면 해당 게임은 수집형 턴제 역할수행게임(RPG)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에서는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 블록체인에 기반한 NFT 게임을 즐기는 것은 요원하다. 사행성 문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 분류를 내리지 않고 있다. 게임등급 분류를 받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아이템으로 돈(현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는 것이다”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메타버스 플랫폼 게임 ‘로블록스’ 또한 국내 게임등급 분류를 받고 있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