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간편 송금 등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타다’를 전격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토스는 타다 운영사 VCNC(이하 ‘타다’)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타다가 신주를 발행하고 토스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토스는 기존 쏘카를 제치고 타다의 최대주주가 됐다. 타다 서비스 운영도 쏘카가 아닌 토스가 주도적으로 하게 된다. 토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토스 결제의 외연을 모빌리티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자사 2000만 고객과 타다의 900만 고객을 대상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법)’ 통과로 렌터카·기사를 함께 부르는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사라지고 택시 위주로 모빌리티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 시장은 카카오가 장악한 상태다. 타다는 타다 금지법 통과를 기점으로 ‘시동이 꺼진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금융 혁신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그 DNA를 모빌리티로 확장해 성장을 꾀하려 한다는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한 내부 관계자는 그러나 “전 세계 스타트업은 수익을 못 내도 상장을 통해 대박 낸 ‘쿠팡’을 따르는 시나리오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라면서 “여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쿠팡에 돈을 댄 소프트뱅크처럼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토스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토스 이용자 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매출’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최근 3년간 토스가 공시한 실적 동향을 보면, 실제로 회사는 매년 2배가량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548억대에 그쳤던 매출은 2019년 1187억으로, 2020년 다시 3898억원으로 뛰었다. 2020년 눈에 띄는 매출 성장에는 토스가 2019년 말 인수한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사업부문(PG)의 매출이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지난해 토스의 별도 매출은 1766억원선이었는데 연결 회계기준으로 보면 2100억원 가량의 매출이 확 늘어난다.

타다 가맹 택시 모습. /타다 웹사이트 캡처.

토스 관계자는 “PG사업 영업이익률은 1%대로 대기업은 철수하는 분위기이지만, 토스는 매출 때문에 이를 인수한 것”이라며 ”매출을 다시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로 타다를 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경쟁 플랫폼 활약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꺾이면서 최근 ‘송금 수수료 평생 무료’ 등으로 승부수를 띄운 상황이다. 외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매출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