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7월 QD디스플레이 생산을 충남 아산사업장에 QD 설비 장비를 반입하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초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 출시를 계획하고 가운데, 미니액정표시장치(LED) TV인 네오 QLED와의 제품 간섭(카니발리제이션)에 따른 고심이 깊다. 애초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네오 QLED를 홍보하고 있어 이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QD-OLED의 제품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율 확보와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는 경쟁사의 OLED TV에 비해 삼성의 QD-OLED는 낮은 수율과 시장 진입 초기라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 하락 우려도 나온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쇼 ‘CES 2022′에서 QD-OLED TV 신제품을 공개, 내년 3월 판매에 나선다. 이에 맞춰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1월부터 월 3만장 규모의 QD-OLED 패널의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충남 아산캠퍼스에 8.5세대(2200×2500㎜) 대형 QD-OLED 생산라인 Q1을 구축, 양산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세트업체들의 주문이 떨어지면 곧바로 양산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는 의미다.

QD디스플레이 구조.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전자가 내놓는 QD-OLED TV는 55인치와 65인치 크기로, 해상도는 4K(3840×2160) UHD가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운영하는 8.5세대 유리기판은 한 번에 최대 55인치 패널 6개를 만들 수 있는데, 삼성전자가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 55인치 패널 2개와 65인치 패널 3개를 동시에 만드는 멀티모델글라스(MMG) 방식을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QD-OLED TV 연간 출하량은 55인치 72만대, 65인치 108만대 등 총 18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TV 출하량(4928만대)의 3.6%에 해당한다.

다만 새로운 디스플레이 패널의 초기 수율이 통상 80% 수준으로 낮고, QD-OLED 패널이 소니 등에도 공급되는 걸 고려해 보면 삼성전자의 QD-OLED TV 출하량은 10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일주일간 판매하는 TV 판매량과 비슷할 정도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삼성전자 미니LED TV 네오 QLED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QD-OLED TV 제품 포지션을 놓고 막바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LED TV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출 경우 팔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고, 반대로 가격을 높이면 OLED TV와의 경쟁력에서 밀려 판매량이 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TV로 내세웠던 네오 QLED의 입지도 흔들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존 LCD TV 제품의 최상위급으로 네오 QLED를 밀고 있다. 네오 QLED는 LCD 패널에서 빛을 내는 부분인 백라이트 유닛(BLU)에 기존 LED보다 크기가 작은 미니LED를 적용한 TV다. 네오 QLED 대비 화질과 기술 수준이 높은 QD-OLED TV가 출시되면 LCD TV인 네오 QLED의 장점은 희석되고, 판매량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QD-OLED TV의 가격을 높여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판매량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QD-OLED TV의 출고가를 55인치 500만원대, 65인치 800만원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