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카메라 구멍을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에 숨기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을 공개,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최초로 UDC 상용화에 성공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경쟁이 고조될 전망이다.
28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BOE는 카메라 모듈을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에 내장한 FDC(Full Display with Camera) 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해 삼성 갤럭시Z폴드3에 처음으로 적용한 UDC와 비슷한 기술이다.
UDC 기술은 평소에는 디스플레이 전체를 화면으로 사용하다가 카메라를 쓸 때는 모듈 부분의 패널이 투명하게 바뀐다. 카메라 구멍 없이 화면 전체를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픽셀 밀도가 낮은 카메라 모듈의 격자무늬가 거슬린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픽셀 밀도가 낮아 내부 카메라 화소가 400만 화소에 불과하다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BOE의 FDC 기술은 빛을 투과시키기 위해 픽셀 밀도를 낮춘 삼성디스플레이의 UDC와 달리 픽셀 밀도와 구동 회로를 그대로 유지한 게 특징이다. 카메라 화소 배열 방식과 렌즈 적층 최적화 설계를 통해 투과율을 개선, 화질 저하를 막았다는 게 BOE 측의 설명이다. 1개의 회로에 1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소 셀을 구동해 패널 아래에 있으면서도 고화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매체인 중화액정망은 “BOE가 오포와 함께 FDC 기술이 접목된 풀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는데, 이는 경쟁사와 비교해 한발 앞선 기술이다”라며 “자체 개발 알고리즘을 통해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BOE의 FDC 기술은 투과율은 높였지만, 여전히 구현할 수 있는 카메라 화소가 400만 화소 정도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화질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밝기 보상 알고리즘을 통해 화질과 수명을 개선했다”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삼성의 UDC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픽셀 밀도가 높아지면 화면의 일체감은 올라가지만 투과되는 빛이 줄어 화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BOE는 오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FDC 기술을 처음으로 탑재하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샤오미는 올해 말 출시되는 미믹스4에 BOE의 FD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고, 화웨이는 내년을 목표로 FDC 기술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매체 오프위크는 “화웨이는 현재 프리미엄 제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BOE의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BOE는 투과율을 높이고 화면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걸 목표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 미뉴스는 “BOE가 경쟁사를 앞서기 위해 FDC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카메라 영역과 주변 화면의 경계를 없애고, 카메라 가장자리에 나타나는 선 표시 오류 등을 해결하는 게 대표적이다”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2(가칭)에 UDC를 탑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 밀도를 낮춘 탓에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럽지 않고, 카메라 모듈이 위치한 곳이 마치 방충망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UDC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2023년 출시될 갤럭시S23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