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웹툰·웹소설에 수익의 최대 45%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1일부터 열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27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웹툰·웹소설의 유통은 먼저 작가가 출판사를 통해 작품을 출판한 후, 출판사와 플랫폼이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품 수익의 통상 3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작품 수익이 발생하기 전에 일정 금액의 인세를 먼저 주는 선인세 조건으로 수수료율을 45%로 높이기도 한다. 이용자가 100원짜리 작품 1편을 보면 이 중 최대 45원을 카카오가, 나머지 55원을 출판사와 작가가 나눠 갖는다는 셈인데 출판업계는 이것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작품 유통 과정에 이 수수료에 걸맞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투자 후 작품의 기획·검수·마케팅·홍보 등 모든 연재 프로세스를 카카오가 해주고, 마케팅 차원에서 이용자에게 주는 이벤트 캐시(작품을 보기 위한 재화) 역시 그것이 쓰인 작품의 작가에게 현금으로 정산해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여기에 선인세를 줄 경우 (작품이 수익을 못 낼 경우 카카오가 선인세만큼 손해를 보는) 선투자 리스크를 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45%로 조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선인세 계약은 출판사가 아니라 카카오가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선인세는 보통 수천만원이지만 작품이 ‘기다리면 무료’ 론칭을 통해 잘 팔리면 억대 수익이 발생한다. 이 경우 선인세를 통해 창작자에 더 적은 몫을 배분하는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카카오가 작품 심사를 통해 유통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잘 될 작품을 가진 출판사 입장에선 원치 않는 선인세 계약을 거절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고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와의 계약 대부분은 45% 수수료의 선인세 계약으로 이뤄진다”라고 했고, 카카오엔터 관계자도 “45% 수수료 적용 작품도 많이 있다”라고 했다.
선인세 조건이 아닌 30%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교보문고·예스24 같은 대형서점이 종이책을 유통하고 받는 것으로 알려진 30%대 수수료율과 맞먹는데, 이를 두고 업계 관행에 비춰 적정하다는 반응과 종이책에 비해 유통 비용이 낮은 웹툰·웹소설에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건 과도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구글이 네이버·카카오를 포함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에 강제 부과하려다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은 인앱(자체)결제 수수료율과 같아 비교도 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구글은 앱마켓에 앱을 올려주고 (이후 발생하는) 수익에 (우리보다) 기여도가 없다”라며 직접적인 비교를 경계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3일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김진구 네이버웹툰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카카오엔터의 수수료 논란과 함께, 2차 저작권과 관련해 창작자와 불공정 계약을 맺은 혐의 등 두 회사의 플랫폼 갑질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출협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출판계 입장에서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웹툰의 갑질도 구글과 다를 바 없다”라며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