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놓고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 시장을 선점하려는 삼성과 달리 LG는 TV용 OLED 생산에 무게를 두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2억8085만대로, 지난해 2억2869만대와 비교해 23%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간 기준 처음으로 TV 출하량(2억7288만대)을 넘어서는 규모다.
올해 노트북 시장에서 OLED 비중은 2%(558만대)로 예상되지만, 옴디아는 앞으로 5년 내 OLED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 비중이 올해 43%(5억8450만대)로 추산되는 등 정보기술(IT)용 OLED 시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전력 소모량이 20% 이상 낮아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한 노트북에 더 적합하다. 또 LCD보다 두께가 얇고 무게도 가벼워 노트북의 휴대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성능에서도 자연스러운 색표현과 빠른 응답속도는 OLED의 장점이다. 화면 응답속도가 빠른 OLED는 LCD 대비 낮은 주사율로도 자연스러운 화면을 표현할 수 있어 낮은 소비 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를 적극 탑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뛰어난 전력 소모 등을 고려할 때 휴대용 기기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다”라며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 등에 OLED가 폭넓게 적용되면서 OLED 시장 규모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OLED를 탑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량을 늘려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삼성전자, 레노버, HP, 에이수스, 델, 샤오미 등이 OLED 노트북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업체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사용하고 있다.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 레노버는 씽크패드 등 주요 제품에 OLED 패널 채용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2위 HP 역시 최근 OLED 패널 장착 신제품 선보였다. 에이수스는 OLED를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 6종을 공개했고, 델과 샤오미도 OLED 노트북 신제품을 올해 4분기에 출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생산에 집중하면서 노트북용 OLED 시장이 개화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수요가 몰리는 TV용 OLED 생산에 집중하다가 노트북용 OLED 수요가 늘어날 때 생산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노트북용 OLED 시장이 열릴 때 제품을 생산해도 뒤처지지 않을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