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와 폴드3. /조선비즈

삼성전자가 내놓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플립3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사전개통 연기를 단행했지만, 현장에선 이마저도 10월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더블(접는)폰 신작을 내놓으며 ‘폴더블 대중화’를 외쳤지만, 정작 내부에선 목표를 적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 시내 복수의 삼성 디지털프라자에 확인한 결과, 갤럭시Z플립3 인기모델은 10월 이후에나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한 직원은 “예약 자체는 별도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해두는 게 좋다”라며 “지금 (예약)하면 10월 중순이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디지털프라자 직원 역시 “인기 색상의 경우 재고가 없다”라며 “다음 달 중에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에서 '갤럭시 To Go 서비스'를 안내받는 모습.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인기 색상은 크림이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실시한 사전예약에서 크림 색상은 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KT가 진행했던 사전예약에서도 같은 결과를 나타낸 바 있다.

현장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개통 기간 추가 연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출고 중인 물량은 사전예약한 제품들이다”라며 “이마저도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두 차례나 사전개통 기간을 연장했다. 지난 14일 홈페이지에서 “일부 매장별 모델, 컬러 등 재고 불균형으로 원하는 모델로의 개통이 어려운 고객 분들을 위해 전 모델 대상 예약자 개통 기간과 사은품 신청 기간을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제품의 사전판매 수량이 준비 물량을 초과했다며 개통 기간과 사은품 신청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왼쪽)와 플립3. /연합뉴스

사실상 ‘사전개통’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만큼 제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사전예약자가 일반 구매자보다 제품을 늦게 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전예약 물량도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반 판매를 시작한 것은 ‘소비자 기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플립3의 품귀 현상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는 수요 예측 ‘실패’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판매량을 600만~700만대로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1(Samsung Galaxy Unpacked 2021: Get ready to unfold)’ 행사 이후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에서 최방섭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조사기관에 따르면 폴더블 기기의 시장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폴더블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배 성장한 6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에 있는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사람들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전자의 예상보다 폴더블폰 공개 이후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갤럭시Z폴드3와 플립3의 국내 사전 예약은 92만대에 달했다. 이는 갤럭시S21보다 약 1.8배 높은 수준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삼성폰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에서도 예약 대기가 9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사전 구매자들의 배송 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폴더블 관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아직 한정적인 만큼 물량을 단기간 내 쉽사리 늘리기는 힘들 것이다”라며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