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S사업본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재규어 SUV F-페이스. /재규어 제공

LG전자 전장(電裝)사업이 올해 8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LG전자는 그동안 전장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는데, LG 전장사업이 더는 미래의 먹거리가 아닌 현재의 ‘캐시카우(cash cow·현금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메리츠·SK·유진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LG전자 전장사업을 총괄하는 VS(비히클솔루션)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은 7조9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5조8028억원과 비교해 약 38% 증가한 수치이자, 지난 2018년 4조2876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또 내년에는 VS사업본부가 연간 9조6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VS사업본부의 매출 증대로 LG전자 전체에서 VS가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전체 매출 대비 3.24%였던 VS사업본부의 비중은 2017년 5.44%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17%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반도체 수급 문제로 큰 폭의 성장이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 비중은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매출도 올해 3분기 처음으로 2조원을 넘고,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김주용 LG전자 VS 경영관리 담당은 “하반기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매출 증가와 내부 원가 절감 활동 강화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VS사업본부에 대한 투자도 곧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에 2015년 2072억원, 2016년 3303억원, 2017년 5878억원, 2018년 1조7198억원, 2019년 6293억원, 지난해 4721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6138억원의 투자가 예고돼 있다. 7년간 누적 투자금액은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이는 같은 기간 5조1300억원이 투자된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에 버금가는 수치다.

이런 투자는 최근 완성된 전장분야 3개 사업에 집중돼 있다. 현재 LG전자는 전장사업을 VS사업본부의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커넥티드카, 자회사 ZKW의 자동차 조명, 마그나와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e)파워트레인의 전기차 동력계로 구성한다. VS를 주축으로 ZKW와 LG마그나가 양 날개를 형성하는 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등 커넥티드카의 수요 증가 추세가 지속돼 (LG전자 VS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7조5400억원으로 전망된다”라며 “수익성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랜드로버 디펜더. /랜드로버 제공

인력도 크게 늘린다. LG전자는 전 사업분야에 걸쳐 67개의 채용을 현재 진행 중인데, VS사업본부에서만 21개 분야를 채용한다. 커넥티드카 개발에 따른 5G 모뎀 프로토콜 소프트웨어(SW), 텔레매틱스 통신 모듈 SW, 폰 프로젝트(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오토 등) SW 개발자 등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위한 카메라·ISP SW, 카메라 시스템, 카메라 알고리즘 개발자 등을 뽑는다. 또 인포테인먼트 영역에서 OTA(over the top·무선) 업데이트 SW, 음성 인식, 오디오 시스템 등의 개발 인력도 채용한다.

상반기 기준 VS사업본부의 임직원은 46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4461명보다 139명 늘었다.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직원이 1676명 줄어든 것과 비교해 오히려 인력 충원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업계는 올해 VS사업본부의 임직원 숫자가 5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의 구조적인 성장에 기반한 LG전자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했다. 또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리스크가 상존하나 전반적인 전방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상황은 2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LG마그나의 경우 올해 5000억원 매출을 시작으로 연간 성장률 50%, 2023년 손익에도 기여할 전망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