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금융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전문가를 채용,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한 자산관리사(PB)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엔씨는 그간 공공연히 관련 기술 개발 소식을 알려왔으나, 인력 채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엔씨의 금융업 진출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9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금융 AI 기술 연구 경력 개발자를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채용된 개발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금융 데이터 분석·모델링, 투자 등에 도움이 되는 요소 발굴·문제 구체화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또 AI 기반 금융 사업의 서비스화 가능성을 실험하고, 금융사를 대상(B2B)으로 하는 기술 협업, 일반 소비자를 대상(B2C)으로 하는 AI 금융 서비스 기술을 개발한다.

지원 자격은 금융 공학, 경제학, 산업공학, 전산학 등 관련 분야 학위(학사 이상) 소지자로, 2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머신 러닝과 딥 러닝, 수학, 통계, 데이터·텍스트 마이닝(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 패턴 인식 등의 업무 경험이 필요하다. 또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과 SQL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KB증권 등과 함께 핀테크 기업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 각각 300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JV) 형태의 AI 간편투자 증권사를 출범했다. AI 간편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가 자산을 운용하고, AI PB가 자산 관리 자문을 맡는 식이다. 엔씨소프트는 회사 내 AI 연구소인 NLP(자연어처리) 센터를 통해 직접 금융 AI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AI 신기술은 디셈버앤컴퍼니를 통해 구현된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 2013년 설립됐으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였다. 이후 지난 201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KB증권과 엔씨소프트가 지분을 획득했고,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신주인수권 행사로 주주에 올랐다. 올해 초에는 비싸카드가 99억원을 디셈버앤컴퍼니에 투자, 주주에 포함됐다. 디셈버앤컴퍼니의 대표는 정인영 전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송인성 전 엔씨소프트 모바일플랫폼 개발팀장이 맡고 있다.

이번 인력 채용은 엔씨소프트가 금융 AI에 대한 기획 단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당 분야 인력 채용은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상용화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외 미래 먹거리로 AI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AI 연구조직을 만들어 현재 AI센터와 NLP센터로 이원 운영 중이다. AI센터는 게임과 비전·스피치 AI, NLP는 언어와 지식 AI를 담당하고 있다. AI 번역 엔진을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야구 AI를 활용한 서비스 '페이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 AI 개발은 그간 AI 개발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 /엔씨소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