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한컴그룹 대표이사 겸 미래전략총괄이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무대에 올라 첫 공개행보에 나섰다. /한컴그룹

한글과컴퓨터그룹이 내년 상반기 국내 최초로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 ‘세종1호’를 발사한다. 이를 통해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농업을 시작으로, 산림·재난재해·도심지 변화 분야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컴그룹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대표적 우주위성 데이터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 ‘스파이어 글로벌(Spire Global)’과 협력해 이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의 장녀이자 최근 대표이사 겸 그룹 미래전략총괄로 이름을 올린 김연수 사장이 모두발언에 나서며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김 대표는 “한컴그룹에서 영상데이터 분야의 진출은 영상처리 분석의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컴인스페이스를 인수하면서부터 속도가 빨라졌다”라면서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서 영상 데이터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그리게 될 한컴그룹에 대해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세종1호’는 가로 20㎝, 세로 10㎝, 높이 30㎝, 무게 10.8㎏의 저궤도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지상으로부터 500㎞의 궤도에서 약 90분에 한 번씩, 하루 12~14회 지구를 선회하며, 5m 해상도의 관측 카메라를 활용해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세종1호 발사에 이어 5호까지 순차적으로 위성 발사를 추진하고 향후 사업 성장세에 따라 50기 이상의 군집위성을 발사,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세종1호는 한반도를 5분이면 통과하게 되고, 특정 관심지역을 촬영한 뒤 이곳을 재촬영하기까지 적게는 3일에서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군집위성을 발사해 이런 시간 차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컴그룹은 자체 개발한 정찰용 드론 ‘HD-500’도 선보였다. 중소형 기체인 HD-500은 가로·세로 41㎝, 높이 35,2㎝, 무게 3.5㎏의 관측용 드론이다.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 이미지·영상 데이터 수집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최 대표는 “위성과 달리 드론은 언제든 띄울 수 있지만 촬영 폭이 제한되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한계도 있다”라면서 “인공위성과 드론은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게 된다”라고 했다. 한컴그룹 측은 향후 교육용, 농업용, 국방용, 산업용 등 특수목적용 드론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제품 표준화를 통한 양산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세계적인 영상 카메라 기업인 캐나다의 인피니티 옵틱스와 조인트 벤처(JV)를 설립, 국내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인공위성용 센서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인피티니 옵틱스는 다양한 광학적외선(EO/IR) 센서의 커스터마이징(맞춤화)을 지원하는 고해상도 주·야간 듀얼 PTZ 카메라(상하좌우 및 줌 움직임이 가능한 카메라)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한컴인스페이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인피니티 옵틱스의 센서 기술과 연계, 인공위성용 센서를 공동 개발해 국내·외 인공위성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상반기 발사될 '세종1호'를 소개하고 있다. /간담회 캡처

2012년부터 인공위성 지상국 구축 및 운영, 무인 드론 관제 플랫폼 등을 통해 영상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펼쳐온 한컴인스페이스는, 인공위성 직접 보유와 드론 자체 개발을 통해 영상 데이터의 수집, 관리, 분석, 판매에 이르는 올인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81조원 규모인 글로벌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 100조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서도 가장 수요가 높은 농업 분야를 우선 공략하며, 국내 시장 외에도 농업 비중이 높은 동남아 지역까지 진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농업 외에도 산림자원, 재난재해 관리, 도심지 변화 탐지 등 데이터 활용 폭을 확대하고, 한컴, 한컴라이프케어, 한컴MDS 등 그룹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공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영상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최근 전세계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의 ‘올드스페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처럼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위성 발사를 통해 국내 우주산업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