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미래학자 버나드 마(Bernard Marr)는 이제 모든 기업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AI 전문기업의 기술에 의존하는 걸 넘어 자체 AI 개발과 인재 양성까지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버나드 마는 1일 디지틀조선일보, 부산시, 더에이아이,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벡스코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AI 콘퍼런스 'AWC 2021'의 기조연설에서 "모든 기업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AI를 사용하고 조직을 운영할지 생각해야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책 '페이스북은 내가 우울증인 걸 알고 있다' 등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IBM·마이크로소프트·구글·월마트 등 여러 기업의 기술 전략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미래 트렌드 AI, 기회이자 과제'라는 주제로 오늘날 AI가 얼마나 발전했고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기업들과 청중에게 제언했다.
버나드 마는 구글 딥마인드 바둑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지난 2016년 이후 5년 간 눈부시게 발전한 AI의 수준을 소개했다. AI 학습에 활용 가능한 전산화된 데이터는 현재 전 세계에 30ZB(제타바이트·1ZB는 1조GB(기가바이트))수준이며, 2025년이 되면 125~175ZB로 4~6배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이제 머신러닝(기계학습·알파고식 빅데이터 학습)뿐 아니라 바둑의 규칙만 알려주고 두 AI가 서로 대국하도록 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인간이 모든 지식을 훈련시킨 방식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양자컴퓨팅 기술 등도 AI의 성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발전한 AI로 이제 특정 산업군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버나드 마는 현재 세계 1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넷플릭스와 음원 스트리밍 스포티파이의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부터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를 미리 찾아주는 헬스케어 서비스, 테니스 경기의 영상·소리·청중 반응 등을 현장에서 수집해 경기 종료 몇 초 만에 2분 분량으로 요약해주는 IBM-윔블던 협업 프로젝트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AI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자체 AI를 개발하고 (인재를) 훈련해 실질적으로 AI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라고 했다. AI는 유통 회사의 물류 시스템처럼 기업의 핵심 업무까지 대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을 AI 전문기업에만 의존하게 되면 미래엔 핵심 역량을 포함한 모든 걸 아웃소싱에 의존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전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모든 기업이 AI 기술을 자급자족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마존의 고객 개인화 추천 엔진 같은 AI 전문 기업의 보편화된 AI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기업이 가진 고객 데이터를 클라우드상에 옮기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