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를 출시하며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대중화의 원년을 내걸었다. 국내서 일주일간 사전예약에서 100만대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삼성전자의 예측보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그러나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대중화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000만대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지난해 기준 13억대의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플립3 ‘100만대’ 초읽기

30일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중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의 판매가 100만대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17~23일 7일간 진행했던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의 사전 예약 실적은 약 92만대다. 하루 평균 13만대 수준이다. 25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던 ‘갤럭시 노트10’의 기록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갤럭시 노트10은 단일 모델인 만큼, 플립3가 대항마로 꼽힌다.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의 개통 첫날 실적은 약 27만대다. 개통 비중은 3대7 수준으로 플립3가 많았다.

일부 국내 이통사는 예기치 못한 폴더블폰 돌풍에 현재 일부 사전예약 가입자들에게 지연 가능성을 안내하기에 이르렀다. 갑자기 주문량이 몰리면서 배송과 물량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은 여파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의 기세를 몰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40개국에서도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10월까지 출시국은 1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사전 예약 물량이 올해 갤럭시Z 시리즈의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는 다음 달 10일 출시를 앞두고 시작된 사전 예약 첫날(24일) 갤럭시 노트20 대비 2.7배 많은 예약 물량을 기록했다.

폴더블

◇ 대중화 위해선 경쟁사도 신제품 출시해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흥행 조짐에 세계 폴더블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은 두 달 만에 시장 성장 폭을 수정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폴더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용 폴더블 패널 출하량을 1038만8000개로 예상했다. 애초 DSCC는 지난 6월 892만1000개로 전망했는데, 두 달 사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324만5000개가 출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늘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1(Samsung Galaxy Unpacked 2021: Get ready to unfold)’ 행사 이후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에서 최방섭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조사기관에 따르면 폴더블 기기의 시장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 폴더블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배 성장한 6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기대보다 폴더블폰 시장이 더 가파른 상승세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폰 출시로 세계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공언했던 ‘대중화’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3억대다. 지난 2017년 15억6570만대 이어 2018년 15억520만대, 2019년 14억7910만대로 침체기를 겪는 중이다. 이와 달리 폴더블폰이 급성장해 올해 1000만대 판매가 이뤄진다 해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구글도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애플은 꾸준히 폴더블 관련 특허 출원을 하고 있지만,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IT커뮤니티 등에 유출된 폴더블 아이폰 예상 이미지.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