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업체 딜카(왼쪽)와 쏘카(오른쪽)의 공유 차량. /각 사 제공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쏘카의 ‘안방’ 카셰어링(시간 단위 차량 공유)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28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달 1일부로 현대캐피탈로부터 ‘딜카’ 서비스를 이관받아 직접 서비스한다. 딜카는 전국 중소 렌터카 업체 300여곳과 제휴를 맺어 차량 7000여대를 딜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지난 4월 현대캐피탈로부터 약 80억원에 딜카를 인수했다. 법인 사업목적에 ‘자동차 임대 및 렌트업’을 추가하는 등 딜카를 직접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해왔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카카오T 앱을 통한 딜카 홍보에 들어갔다. 이날 현재 앱에 접속하면 실행 대기 화면에 ‘카카오T’와 ‘딜카’ 브랜드가 함께 노출되고 홈 화면에도 ‘카셰어링’이라는 이름으로 딜카 메뉴가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메뉴를 누르면 신규 가입 혜택으로 ‘최장 40시간 이용 쿠폰’을 지급한다는 광고 페이지가 뜬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화면(왼쪽)과 홈 화면(오른쪽). 서비스 이관을 앞둔 딜카를 홍보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를 이관받은 후에도 당분간은 카카오T 앱이 아닌 딜카 자체 앱을 통해 서비스할 것”이라며 “향후 딜카 앱을 없애고 카카오T 앱에 완전히 편입시킬지, 아니면 딜카 앱을 유지하면서 카카오T 앱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지 등 구체적인 서비스 방식을 두고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렌터카 업체 차량을 이용자 위치까지 배달해주는 딜카와, 직접 보유한 차량을 보관소(쏘카존)를 통해 이용자에게 빌려주는 쏘카는 서로 사업 방식이 다르지만 같은 카셰어링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 기준 2011년 6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늘었고, 업체들의 구독 서비스 도입 확대 등으로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쏘카는 매출 점유율 88.4%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회원 수는 640만명이다(삼성증권). 카카오가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영향력으로 점유율 0.6%에 불과한 딜카의 점유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딜카쏘카
사업 방식중소 렌터카 업체 300여곳과 제휴, 렌터카-이용자 중개차량 직접 매입, ‘쏘카존’(보관소) 4000여곳 통해 대여
차량 규모7000여대1만6000대
강점가입자 2800만명 규모 카카오T 플랫폼과 시너지국내 카셰어링 최대 규모 640만 회원 보유

쏘카의 우위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쏘카는 직접 보유한 1만6000대의 차량을 전국 4000여곳의 쏘카존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 언제든지 빌려줄 수 있고 세차·경정비 등 차량 품질 관리도 직접 할 수 있다”라며 “어느 정도 점유율 변화는 있겠지만 이런 장점들 때문에 쏘카가 여전히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딜카는 제휴 렌터카 업체들이 자체 영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공급량과 품질 관리를 직접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고, 이것이 현재 딜카가 쏘카에 크게 밀리고 있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가 어떤 식으로 이런 단점을 보완해 나갈지가 관건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카오가 다른 모빌리티 사업처럼 딜카도 카카오T 앱에 편입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카카오T 앱 하나로 운영, 한 서비스로 유입된 이용자가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기회를 열어뒀다.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택시 중개 서비스 등에 힘입어 카카오T 앱은 가입자 2800만명, 실제 이용자 규모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로는 지난달 기준 1073만명(모바일인덱스)을 유치했다.

카카오는 이미 가맹택시(브랜드 택시)와 대리운전 중개 시장에서 쏘카를 앞지르고 있다. 전국 택시 약 25만대 중 카카오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는 10% 이상인 2만6000대로 쏘카 가맹택시(타다라이트·약 1300대)보다 20배 많다. 대리운전 시장에선 쏘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전화콜(전화 호출) 업체의 강세에 못 이겨 이달 말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반면, 카카오는 점유율 10%대로 앱 호출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최근 전화콜 1위 ‘1577 대리운전’ 운영사와 제휴해 나머지 80%대 점유율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