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3세대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흥행 궤도에 안착시켰다. 지난 24일 약 27만대로 역대 최고의 첫날 개통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7~23일 전체 사전 예약 실적도 지난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1.3배, 올해 상반기 갤럭시S21 시리즈의 1.8배 수준인 약 92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이어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할 매스프리미엄(준고급형) ‘갤럭시S21 팬에디션(FE)’으로 애플 아이폰13(가칭) 시리즈와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S21 FE의 출고가는 전작 갤럭시S20 FE(89만9800원)보다 낮은 70만~80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1 FE가 출시되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갤럭시Z 시리즈와 중저가 제품 갤럭시A 시리즈의 공백을 메워, 가격과 사양별 갤럭시 라인업을 촘촘하게 다지게 된다.
이를 통해 다음 달 비슷한 시점에 출시될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에 맞서 본격적인 하반기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 아이폰12 시리즈처럼 프로맥스·프로·기본·미니 등 4가지 모델이 비슷한 출고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대로 봤을 때 130만원이 넘는 프로맥스·프로 모델은 갤럭시Z 시리즈로 대응할 수 있지만, 90만~100만원대의 기본·미니 모델을 견제할 제품은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S21 기본 모델(99만9900원)을 제외하면 하반기 제품 중엔 아직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출시 정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신과 IT 팁스터(유출 정보 전문가)를 통한 소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갤럭시S21 FE의 출시 정보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자사 프랑스 웹사이트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 혜택을 주는 자사 스마트폰 목록에 갤럭시S21 FE의 이름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앞서 외신과 업계가 예상한 출시 일정을 오는 9~10월이다. 애초 반도체 부품 공급난으로 지난 11일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공개하지 못했지만, 이후 중국 업체들의 초과 주문 거품이 빠지면서 공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엔 IT 팁스터 로날드 크반트가 갤럭시S21 FE의 생산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갤럭시S21 FE는 기존 FE 시리즈처럼 올해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S21에서 핵심 사양을 살리고 부수적인 사양을 낮춰 원가를 절감한 제품이다. 일례로 핵심 사양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는 갤럭시Z폴드3, 플립3에도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될 것이라고 유출 정보를 인용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자사 AP 엑시노스 시리즈를 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작 갤럭시S20 FE도 스냅드래곤865나 엑시노스990을 지역에 따라 선택해서 탑재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에도 애플과 겨룰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은 결코 만만치 않은 전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34%, 매출 기준 53%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한 반면 삼성전자는 각각 13%, 14%에 그쳤다.
애플은 출시 9개월 만에 1억2000만대 이상 팔린 아이폰12 시리즈에 이어 아이폰13 시리즈의 흥행도 자신하는 모습이다. 중국 매체 CN베타를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의 초도 물량을 기존 아이폰(7500만대)보다 33% 이상 많은 1억대 이상으로 늘려 잡으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만 비교했을 때, 삼성 갤럭시S21 시리즈는 지난 6월까지 출시 6개월간 1350만대가 판매됐다. 하반기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올해 예상 판매량은 800만대 수준이다(카운터리서치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