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애플이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국내서 10개 이상 직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여기에는 애플스토어를 총괄 운영·관리하는 직무가 포함된 만큼 3호점 개장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부터 LG전자의 LG베스트샵에서도 아이폰을 판매하는 만큼 다음 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에 맞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등 구인난을 겪는 탓에 매달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매장 전경. /조선DB

◇ 애플, 7월 이어 8월도 채용 공고…애플스토어 3호점 개장 임박

24일 애플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총 11개 직무에 대한 채용 공고를 게재했다.

채용 분야는 ▲관리자 ▲상급 관리자 ▲스토어 리더 ▲비즈니스 엑스퍼트 ▲지니어스 ▲오퍼레이션 엑스퍼트 ▲엑스퍼트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프로 ▲테크니컬 스폐셜리스트 ▲스페셜리스트 등이다.

애플이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채용 공고.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채용 인원 대부분이 애플스토어 관련 직무를 맡을 전망이다. 관리자는 애플스토어를 총괄 운영·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지니어스는 애플스토어 내에서 제품 기술지원과 사후지원(AS)을 맡고, 스폐셜리스트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

근무지는 서울이라는 위치 외 별도 표시되지 않았다. 애플은 2018년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1호점과 올해 초 여의도에 2호점을 개장할 때도 '서울, 대한민국'이라는 위치만 알렸다. 업계는 3호점이 들어설 곳으로 명동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 韓 판매망 확대 나선 애플…삼성전자 '폴더블 대중화'로 안방 사수

애플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스토어 확대는 물론, LG베스트샵을 통해 판매 거점을 넓혔다. 이달 들어서만 LG베스트샵 약 150곳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추후 판매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베스트샵은 전국에 약 440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애플이 판매망 확대에 나선 것은 다음 달로 예상되는 아이폰13 공개에 앞선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 마크 거먼 기자는 최근 뉴스레터에서 "애플이 9월 개최하는 첫 번째 행사에서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애플은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34%, 매출 기준 5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은 각각 13%, 14%에 그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애플은 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점유율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인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가 흥행조짐을 보이면서다. 지난 17~23일 약 1주일 동안 실시한 예약 판매량은 8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이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채용 인원 근무지.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 대규모 채용 나선 애플 속사정은 '구인난?'

애플의 국내 직원 수는 2019년 기준 500명이다. 그동안 애플의 국내 직원 수는 업계 추정으로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수치가 공개된 바 없다. 애플이 지난 2009년 8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공시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9년 애플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내 고용 창출 페이지를 개설하며 직원 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애플 측은 홈페이지에서 "20여년 전(1998년) 단 2명의 직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디자이너, 제작 전문가, 리테일 직원, 고객 서비스 담당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애플이 공개한 국내 직원 수 동향.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애플 측이 제시한 국내 직원 증가율 그래픽을 보면 2018년 초 문을 연 한국 애플스토어 1호점을 위해 2017년부터 직원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을 두고 '구인난'에 시달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중순 진행했던 직무와 8월 실시한 직무가 모두 겹친 탓이다. 이보다 앞서 7월 초 역시 같은 공고를 냈던 것으로 파악된다. 취업시장에선 공고 날짜만 바꾸고 같은 게시글만 올라오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선 LG베스트샵에서의 제품 판매를 고려해 상주 인원을 뽑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LG전자 측은 "기존 하이프라자 소속 인원들로만 구성돼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