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던진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한층 과열될 전망이다. 글로벌 1·2위인 삼성과 샤오미(카날리스, 2분기 출하량 기준)에 이어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13(가칭)을 다음 달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구글과 화웨이는 각자 전략으로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다.
◇ 샤오미에 밀린 애플, 1억대 이상 생산해 반격 준비
20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를 다음 달 셋째 주에 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애플이 출시 일정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거의 매년 9월 신제품을 출시해왔고, 이미 대만 TSMC와 중국 부품 제조사들에 아이폰13 생산을 발주했다는 소식도 외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샤오미에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준 애플에 하반기 시장은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다. 실제로 중국 매체 CN베타를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의 초도 물량을 기존 아이폰(7500만대)보다 33% 이상 많은 1억대 이상으로 늘려 잡으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출시 9개월 만에 1억2000만대 이상으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12에 이어 아이폰13의 흥행에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유출 정보를 인용한 씨넷·지디넷 등에 따르면 아이폰13은 전작보다 업그레이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두뇌 역할을 하는 칩) A15를 탑재한다. 120㎐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배터리와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아이폰12 시리즈처럼 가격에 따라 미니 모델부터 최상위 프로맥스 모델까지 4개 제품으로 라인업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하드웨어로 영토 확장 나선 구글…스마트폰 왕좌 되찾겠다는 화웨이
구글도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차기 플래그십(고급형) 스마트폰 픽셀6부터는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자체 개발한 AP ‘텐서(Tensor)’를 탑재한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자사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텐서를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와 애플리케이션(앱) 구동 성능을 높인다. 앞서 자체 AP 개발로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 애플과 비슷한 행보다. CNBC는 이것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삼성과 직접 경쟁하기 위한 구글의 전략 변화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픽셀6 출시 전에 449달러(약 53만원)짜리 중저가 모델 픽셀5A부터 오는 26일(현지시각) 출시한다. 가격과 사양이 비슷한 애플 아이폰SE와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미국 뉴욕에 애플스토어처럼 오프라인 구글스토어를 개점하며 자체 유통 채널도 넓히고 있다.
화웨이도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CNBC는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스마트폰의 ‘왕좌’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한때 자국 내수시장을 토대로 삼성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까지 올랐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제재로 스마트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공급이 끊기면서 아직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관련(소비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고 점유율 순위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궈 회장의 전략은 ‘자립화’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에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미국산 부품이 필요한데, 이제부턴 자국 제조사들이 부품을 대신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과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이미 소프트웨어 영역에선 공급이 끊긴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자체 개발 OS ‘훙멍(하모니)2′를 지난 6월 선보이고 구글·애플처럼 ‘화웨이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 ‘불안한 1등’ 삼성, 하반기 폴더블로 격차 벌리기 사활
하반기 시장은 삼성도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다. ‘폴더블 대중화’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내놓은 신제품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를 통해 상반기 플래그십 갤럭시S21의 아이폰12 대비 저조한 실적을 만회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애플을 제친 샤오미는 점유율 2%포인트 차이로 삼성까지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점점 이용자 비중이 커지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에선 이미 애플과 중국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 순위가 5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