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 3사의 태블릿 IPTV 홍보 이미지. 왼쪽부터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각 사 제공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힘입어 '탈(脫)통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며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자 인터넷TV(IPTV) 등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IPTV 특성상 콘텐츠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넷플릭스에 이어 11월 국내 상륙을 앞둔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공세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전체 매출(4조8183억원) 가운데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비(非)통신 분야는 32%(1조5779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통신 분야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디어로, 절반 이상인 63.19%(9971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다. 미디어는 비통신분야 영업이익(682억원)에서도 94.13%(642억원)로 압도적 비중을 기록했다. 나머지 사업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 적자전환할 때 나 홀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미디어 사업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2분기와 상반기 IPTV 가입자 순증 1위를 달성했다. 2분기 기준에만 13만8000명의 IPTV 가입자를 확보했다. 2분기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881만명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7월 미국 케이블 채널 HBO와 맺은 단독 콘텐츠 공급 계약을 통해 앞으로 1년 동안 주요 드라마 등을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KT도 비통신 분야에서 미디어사업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IPTV 사업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가입자 900만명을 넘어섰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증가한 4666억원이다. 회사 측은 1인 가구 타깃 상품, MZ세대 대상 마케팅, 다양한 서비스 제휴 및 결합 혜택 강화 등 실질적인 혜택 증가로 인해 IPTV 가입자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분기 IPTV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한 30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조 3,455억 원) 증가하는 데 그친 전체 매출 증가율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영유아 전용 서비스 'U+아이들나라' 등의 콘텐츠를 앞세운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통신 3사의 IPTV 성장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영상을 시청하려는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외부 활동이 제약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 시간을 활용해 영상 등을 시청하려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IPTV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용자의 발을 묶어둘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 요소로 꼽힌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웨이브, KT시즌 등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배경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 통신 3사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 공룡'을 상대하기는 힘겨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콘텐츠 제작 예산부터 경쟁이 버겁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투자액은 20조원에 달한다. 반면 웨이브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콘텐츠 확보 예산으로 책정했다. 자체 OTT 플랫폼을 보유한 SK텔레콤과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협업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 일부가 최근 지상파 방송에서의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으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콘텐츠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다"면서도 "글로벌 OTT 업계와는 현실적으로 콘텐츠 경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