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카카오의 독주에 맞서 택시 동맹을 강화했다. 카카오가 선두를 달리는 가맹택시 시장에 ‘우티(UT)택시’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카카오는 최근 유료화 행보로 등을 돌린 택시기사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11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우버의 가맹택시 ‘우버택시’가 지난 6일 우티택시로 개편했다. 우티는 우버와 티맵이 국내 택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에 맞서기 위해 지난 4월 합작해 만든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택시 중개에 이어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카카오와 맞붙게 됐다.
우티는 카카오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가 승객에게 최대 3000원을 받는 수수료를 당분간 받지 않기로 하며 초반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우티 관계자는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을 쓰지 않는 국내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국내용 앱인 우티에서 가맹택시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라며 “가맹택시 수 확보 등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플랫폼의 택시 사업은 택시 중개와 가맹택시로 나뉜다. 택시 중개가 단순히 일반택시와 승객을 이어주는 서비스라면, 가맹택시는 택시 면허와 기사를 플랫폼이 직접 보유하고 우선 배차, 기사와 차량 관리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익 모델이 제한적인 택시 중개와 달리 택시기사의 가맹비, 승객의 수수료 등 직접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가맹택시 시장의 선두주자는 카카오다. 올해 2분기 말 전국 택시 25만대 중 10% 이상인 2만6000대가 카카오 가맹택시다. 2위는 1만대를 보유한 스타트업 KST의 마카롱택시고, 우버의 우버택시와 VCNC의 타다라이트는 각각 1200대, 1300대로 그 뒤를 잇는다.
카카오는 우버와 타다 가맹택시의 카카오T 택시 중개 무료 이용을 막으며 가맹택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T 택시 중개는 기사 25만명 중 23만명이 가입한 만큼, 기사 입장에선 카카오가 배척하는 경쟁사 가맹택시에 가입하기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티는 카카오T에 비해 앱 이용자 규모에서 불리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 앱은 지난 4월 출범 후 월간 이용자 수(MAU)가 138만명까지 반짝 치솟은 후 지난 6월부터 내리 감소해 지난달엔 98만명에 그쳤다. 카카오의 독주에 얼마나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최근 유료 멤버십 출시를 두고 카카오와 택시기사들이 최근까지도 갈등을 이어가고 있어, 택시기사들이 카카오의 대안인 우티 진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도 택시기사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6월까지만 월 9만9000원에서 월 5만9000원으로 할인해주기로 했던 ‘프로 멤버십’ 혜택 기간을 다음 달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프로 멤버십은 기사가 원하는 목적지 주변의 호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지 부스터’ 기능을 제공한다. 택시기사들은 비(非)가맹택시끼리도 멤버십 가입 여부에 따라 배차 우선순위를 차별하는 사실상 카카오T 유료화 전환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반발이 아닌) 관심을 두는 기사들도 많다”라며 “관심에 부응해 더 많은 기사가 프로 멤버십을 사용해보고 필요성을 판단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할인 기간 연장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