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카카오 제공

여민수 카카오(035720) 공동대표는 최근 대리운전 전화콜(전화 호출) 시장 진출이 전화콜 업체들과 상생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골목시장 침투’에 위협감을 느낀다는 업계와 상반된 시각이다.

여 대표는 6일 오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화콜) 대리운전 회사들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화콜 서비스를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리운전 시장의 전체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과 전화콜로 양분된 승객 호출을 공유해, 양측 모두 호출 성사율과 건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19일 전화콜 2위 업체 콜마너와 제휴, 전화콜 소속 대리기사와 카카오T 대리기사가 서로의 호출을 공유받을 수 있는 ‘카카오T 전화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 1577-1577’로 유명한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1위 업체 코리아드라이브와도 합작해 ‘케이드라이브’를 설립, 1577 대리운전 운영을 지난 1일 넘겨받았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산림비전센터 5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출 행위를 규탄했다. /김윤수 기자

하지만 전화콜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이제껏 대리운전 시장은 주 이용자가 취객이기 때문에 음주 상태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앱 대신 평소 기억하던 전화번호로 부르는 전화 호출 방식이 카카오의 앱 호출 방식과 경쟁이 됐다. 3000여개 전화콜 업체들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카카오는 2016년부터 이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10%대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가 전화 호출까지 카카오T 플랫폼에 흡수시키려는 움직임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전날 대리운전 중소기업 단체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카카오의 시장 진출로 5년 만에 업체 절반이 사라졌다. 중소기업들에게 그나마 남은 골목시장 침탈을 그만두라”고 했다.

협회는 카카오의 독점을 막겠다며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 중개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동반위는 지정을 검토 중이다.

이날 발표된 카카오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의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카카오T대리)의 분기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