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신제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하기로 확정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정보통신(IT)용 OLED 투자 검토를 시작했다.
20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디스플레이는 IT용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투자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패널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OLED 증착기와 파인메탈마스크(FMM) 인장기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OLED 생산에 필요한 FMM 공급을 놓고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인장기 공급사 힘스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인장기를 만드는 케이피에스 등과 접촉을 시작한 상태다.
삼성·LG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투자 검토를 시작한 건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일부 모델에 OLED를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양사와 아이패드용 OLED 납품을 위한 계약을 지난 5월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자체 투자심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장비 발주에 나선다.
애플 아이패드에 OLED가 탑재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 OLED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티엔마 등이 OLED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섣불리 증설에 나설 경우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애플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이 탑재되면서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의 필요성이 커졌다. 태블릿 1대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면적(11~13인치)이 스마트폰(6.45인치 기준)의 3~4배에 달하는 만큼 큰 폭의 생산량 확대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IT용 OLED 증설 투자가 시작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공격적인 투자로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따돌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2023년 IT용 OLED 패널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올해 장비를 발주하고, 내년 모든 설비를 갖춰야 한다”라며 “OLED 증설 투자가 시작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소부장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