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LG전자가 이달 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앞두고 검토 중인 LG베스트샵에서의 애플 제품 판매 계획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LG의 아이폰 판매설(說)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 직후 강하게 반발해왔던 이동통신 유통점들은 LG전자의 애플 제품 판매가 비난 여론 등을 고려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LG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는 데 그치고 있다.

9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LG베스트샵의 애플 제품 판매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임원진을 불러 모아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협회 측은 대책회의 이후 기존 강경 대응 기조에서 '관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협회 관계자는 "(대책회의에서) LG가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을 것으로 최종 의견을 모았다"며 "회사(LG)가 이미지 타격도 고려해야 하고 코 묻은 돈을 뺏는 게 정서적으로 좋을 리 없다는 여론도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고 했다.

앞서 협회 측은 LG베스트샵에서의 애플 제품 판매 소식이 알려진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21일 동반성장위원회에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의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LG전자 측에도 아이폰 판매설의 사실 여부를 문의하기도 했다. 다만 동반위와 LG전자는 아직 답을 하지 않았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협회가 입장을 바꾸면서 LG전자 측의 기조에도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LG그룹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계열사 임직원물 '라이프케어'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워치 등을 판매했다. LG 임직원몰에서 LG전자 외 타사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여기에서 LG전자 임직원의 경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협회 관계자는 "LG가 고민하고 있다는 흔적을 느낀 점도 일단 두고 보자는 쪽으로 생각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LG베스트샵 현장에서도 판매 계획에 대한 명확한 지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매장 관계자들은 "현재 위에서 따로 (아이폰 판매 관련)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면서도 "향후 판매를 하게 되면 광고 등을 통해 알릴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대리점의 반대 등에 대한 부담으로 애플 제품 판매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라는 의견만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