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원들이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구축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시험하고 있다. /KT

KT(030200)가 이르면 7월 중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단독모드(SA) 상용화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이 상용 서비스 중인 ‘비단독모드(NSA) 방식의 5G’는 초고속 서비스가 필요한 고화질 스트리밍(실시간재생) 등에는 5G망을 쓰고 웹 서핑 등에서는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망을 보조로 활용해 5G망으로 몰리는 트래픽을 분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KT의 SA 상용화는 LTE 보조망을 걷어내고 모든 서비스를 5G망만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8일 통신 업계를 종합해 보면, KT는 다음 달 중순쯤 5G SA 모드를 상용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일찌감치 상용망에서 SA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잰걸음을 해 온 KT가 통신사 중 가장 먼저 5G SA 모드 상용화에 나서는 것이다. KT는 기존 5G 상용 기지국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가지고 있는 단말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된다.

KT는 5G 첫 상용화 시점부터 일찌감치 SA 전환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TE망을 함께 쓰는 현재 방식보다 지연을 최소화하고, 배터리 소모량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상반기 중으로 시작 시점을 계획해오다가 한 유튜버가 제기한 초고속(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 정부의 상반기 5G 품질 평가 등이 맞물리면서 7월로 일정이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임기 2년 차를 맞는 구현모 KT 대표가 미디어, 콘텐츠, 금융 등 비통신 분야뿐 아니라 본업인 통신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 측은 “5G SA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충분히 품질이 확보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최초’ 경쟁을 하는 통신업계에서 SK텔레콤(017670)LG유플러스(032640)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연내 SA 상용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가장 큰 이유는 속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5G는 LTE처럼 아직 전국망이 촘촘히 깔려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5G망으로만 서비스가 진행될 경우 트래픽이 집중되면서 속도가 되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성급하게 치고 나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가뜩이나 기지국 미비로 5G 서비스를 이용 중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SA를 추진하는 것이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5G망으로 트래픽이 몰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분산하지 못할 경우 속도가 떨어질 수 있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다”라면서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측도 현재 시점에서는 이르긴 하지만, SA 모드의 장점도 많기 때문에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