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신사 직원이 5G 기지국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배출은 줄었지만, 시설 유지·보수, 5세대 이동통신(5G) 설비 투자 등을 통한 간접 배출이 증가한 여파다. 당분간 5G 관련 설비 투자를 지속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온실가스를 뿜어내면서도 정작 얻는 '실익'은 크지 않다. 소비자들은 5G가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과 비교해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는 통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통신 3사, 나란히 온실가스 배출 증가…"5G 장비 증설 여파"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03만9973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량)로 전년보다 3.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121만8431tCO₂eq, 129만2594tCO₂eq로, 7.42%, 17.63% 증가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19년에도 모두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KT가 전년보다 2.53% 늘어난 113만4291tCO₂eq로, 가장 많이 배출했고, LG유플러스(109만8879tCO₂eq)와 SK텔레콤(100만5576tCO₂eq)이 뒤를 이었다. 2019년 당시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은 SK텔레콤으로, 7.59% 늘었다. LG유플러스는 6.21% 증가했었다.

이통사의 산업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량 대부분은 네트워크 기기 등에서 발생한다. 이는 간접배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체 온실가스에서 간접배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9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보면 대부분이 지난해 5G 네트워크 장비 증설에 따른 전력 사용 증대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에너지 고효율 중계기 도입, 기지국 통합 관리 등 자체 감축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단기간 눈에 띄는 감축을 이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5G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만큼 통신사들 역시 설비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5G가 기존 LTE 등 통신망보다 전력 소모가 큰 점도 부담이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5G 기지국 안테나를 점검하는 모습. /LG유플러스

◇ 온실가스 감수하며 투자했는데…안 터지는 5G에 속 터지는 소비자

이동통신사들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감수하면서도 5G 설비 투자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5G 품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애초 이동 통신사들이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광고한 5G 서비스의 체감 속도가 LTE와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인공지능(AI) 기반의 5G 기지국 최적화 시스템인 '5G 아이콘(AIKON)'을 활용해 기지국 제어를 진행하고 있다. /KT

네이버 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통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 소송에 돌입했다. 이 모임의 법률대리인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에 따르면 LTE 요금제는 5만~6만원, 5G는 10만~12만원이다. 요금 차액을 5만~7만원으로 잡고, 1년이면 60만~70만원, 2년 약정은 120만~150만원이다. 최소 100만~15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5G 서비스 품질 문제는 관련 인프라 미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통신 3사는 28㎓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올해 말까지 기지국 총 4만5215국을 구축·개설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구축 완료된 기지국 수는 91개에 불과했다. 올해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통신사 1곳당 1만5000개의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