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어떤 도전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쟁력이 라이벌 TSMC에 비해 떨어진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기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최 사장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VLSI 심포지엄’에서 ‘팬데믹의 도전, 기술이 답하다’는 주제로 기조연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핀펫(FinFET) 기술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통합칩)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MBCFET(다중가교채널 트랜지스터) 기술은 고성능·저전력 컴퓨팅, 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확산 가속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 사회’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MBCFET은 삼성전자가 독자 고안한 차세대 트렌지스터 공정 기술로, 종이처럼 얇고 긴 모양의 나노시트(Nano Sheet)를 쌓아 트렌지스터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공정은 기존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핀펫 트랜지스터보다 차지하는 공간을 약 45% 줄이면서 전력 50% 덜 쓴다. 성능이 35% 개선되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여겨진다.
최 사장은 “삼성의 파운드리 비전은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공정·설계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떤 도전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최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사내에서는 반도체 공정·제조 전문가로 꼽힌다.
VLSI는 세계 3대 반도체 학회 중 하나로, 매년 미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초저전력 5나노 공정기술 등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과 관련된 4편의 주요 논문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