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제공

10인치 이상 자동차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11분기 연속 지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자동차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매출의 91%를 차지하고 있어, TV에 이어 자동차 분야에서도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10인치 이상 고부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억5262만달러(약 28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1억7535만달러, 약 1959억원)와 비교해 13.4% 성장한 수치다.

10인치 이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시장 규모는 9억7708억달러(약 1조914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5억7466만달러(약 6419억원)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주로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면적이 점차 넓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계기판도 모두 디스플레이화 하는 등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패널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지난해 5000만달러(약 559억원)에서 2023년 2억6400만달러(약2945억원)로 4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6억100만달러(약 67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와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가볍고, 자유로운 디자인 변형이 가능한 자동차용 플라스틱 OLED(P-O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용 OLED 패널은 전기자동차 시장이 커지면 사용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소비전력과 안전성이 중요한데 OLED 패널의 경우 LCD 패널보다 전력 소모가 낮다. 전력소모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성도 높은 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자동차용 OLED 수주 잔고를 10조원쯤 확보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P-OLED를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는 LG디스플레이의 38인치 자동차용 P-OLED가 탑재됐다.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EQ의 첫 제품인 EQC에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쓰였다.

통상 자동차 부품은 안전성 검증 등에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 그만큼 신규 부품사가 짜여진 공급망에 들어가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P-OLED 시장을 선제적으로 장악,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스스로 높은 진입장벽을 쌓고 있는 셈이다. 향후 발전 여지가 큰 전기차 시장과 동반 성장이 예고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중 LCD와 OLED 비중은 약 7 대 3 정도지만, OLED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만큼 시장 선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라며 “다만 아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회사) 전체 매출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