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대작 게임 ‘프로젝트 TL’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프로젝트 TL은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회사의 주요한 미래 수익원으로 꼽히는 게임이다. 게임업계는 프로젝트 TL의 출시가 여러 번 연기됐던 만큼 이번 상표권 출원이 본격적인 출시 작업의 일환이라고 해석한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출원한 상표는 ‘TL’, ‘TL: 오리진’, 엠블럼 등이다. 프로젝트 TL은 회사가 지난 2017년부터 착수한 리니지 지식재산권(IP)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전통적인 리니지 시리즈와는 다른 게임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관심이 높다. PC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X 등 콘솔게임기를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으로 나올 예정이다.
프로젝트 TL은 지난 2016년 개발이 중단된 ‘리니지 이터널’을 계승하는 작품이다. 2011년 개발이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은 2015년 두 차례의 포커스그룹테스트(FGT·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출시될 게임을 미리 테스트하는 일)를 진행했고, 2016년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했다. 이어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하면서 출시 기대를 키웠지만, 2017년 초 돌연 프로젝트 중단 사실이 알려졌다. 회사 측은 “리니지 이터널은 개발 과정에서 ‘엔씨소프트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막힌 부분이 많았던 게임이었다”고 했다.
이후 리니지 이터널은 게임 개발 책임자를 최문영 캡틴으로, 엔진(개발 도구)은 얼리얼 엔진 4로 변경한 뒤 ‘프로젝트 TL’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TL은 ‘더 리니지(The Lineage)’의 약자로, 리니지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을 의미한다. 2017년 11월 미공개 신작 간담회에서 최 캡틴은 “프로젝트 TL은 리니지 시리즈의 정통 차기작으로, 리니지의 정수를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잡고 있다”라고 했다.
프로젝트 TL은 국내 게임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 중 최장기 프로젝트다. 리니지 이터널부터 지금까지 10여년간 1000억원 이상의 개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가 등에서도 TL이 엔씨소프트의 미래 주력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니지 IP의 정통을 잇는 후속작으로서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외 이용자 취향에 맞지 않는 게임성으로 해외 시장, 특히 가장 큰 시장인 북미 공략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전작들과는 달리 프로젝트 TL은 처음부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됐다. PC와 콘솔게임기 등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2018년부터 추진해왔던 CBT가 연달아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CBT는 출시 직전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테스트다. 2019년과 지난해에도 CBT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도 정식 출시가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내 테스트는 지난해 3분기에 한 차례 이뤄졌고, 올해 하반기에도 한 차례 예정돼 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하반기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출시 일정을 빨리 확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일정 자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미는 항상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고, (프로젝트 TL은)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만큼 글로벌 타이틀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라며 “아직은 개발 중인 게임으로, (사내) 테스트를 먼저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