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 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스마트폰, 노트북을 넘어 올해 태블릿에 확대 적용된다. OLED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장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출시하는 갤럭시 탭 S8+와 울트라 모델에 각각 12.4인치, 14.6인치의 OLED를 탑재한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 프로’ 노트북에 13.3인치와 15.6인치 OLED를 적용했는데, 태블릿으로 OLED 탑재 전략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전 세계 태블릿 점유율 1위 애플은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6세대 프로 모델에 12.9인치 OLED를 탑재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삼성·LG디스플레이에 아이패드용 OLED 개발을 의뢰했는데, 최근 모든 테스트 과정을 거쳐 내년 출시하는 아이패드 프로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적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2017년부터 아이폰에 OLED를 적용했지만, 아이패드에 OLED를 탑재하는 데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잔상) 문제와 LCD보다 비싼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애플이 아이패드에 OLED를 탑재하기로 결정한 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삼성·LG디스플레이는 알고리즘과 RGB(적색·녹색·청색) 소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번인을 최소화했고, OLED 보급이 확대되면서 평균 판매가격(ASP)도 매년 10%씩 내려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태블릿에 OLED를 탑재하면서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 규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8830만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면서 태블릿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매년 13억대가 판매되는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태블릿 출하량은 스마트폰의 15%로 많지 않지만 태블릿의 크기(11~13인치)가 스마트폰(6.45인치 기준)의 3~4배에 달하는 만큼 OLED 출하 면적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태블릿에 OLED를 탑재할 경우 스마트폰 6억대의 출하량과 맞먹게 된다. 이는 아이폰 연간 판매량의 3배가 넘는다.
태블릿에 OLED가 탑재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소형 OLED 점유율 1위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3.3%를 기록했는데, 올해 삼성전자에 이어 내년 애플 아이패드에 OLED를 선행 공급하면서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협의를 거쳐 2023년부터 애플 아이패드에 OLED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점유율은 중국 BOE를 제치고 10%대로 확대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애플이 새롭게 요구하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공급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패드 신제품에 아이폰13에 적용되는 ‘터치일체 OLED’를 적용할 계획인데, 해당 기술은 전 세계에서 삼성·LG디스플레이만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한 상태다. 터치일체 OLED는 터치 기능을 OLED 패널에 내장한 것으로, 기존 OLED 패널에 비해 더 얇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