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의 매출이 떨어지고 IPTV 매출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CJ ENM(035760)이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주장하며 IPTV 3사(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를 향해 “인색한 것 같다”고 비난하자, IPTV 3사도 “현실을 왜곡한 주장이다. 우리는 콘텐츠 사용료를 충분히 지불하고 있다”라고 맞받아쳤다.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2일 입장문을 통해 “CJ ENM이 자사 비전을 선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 없는 예시와 수치로 언론과 국민을 현혹한 점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CJ ENM과 IPTV 3사는 콘텐츠 사용료 25% 인상안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CJ ENM은 IPTV에 유통되는 자사 콘텐츠의 가치가 과소평가돼왔다며 앞으로 사용료를 25%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IPTV 3사는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CJ ENM은 이 사안과 무관하게 자사의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 간담회 ‘비전 스트림’ 행사에서 “종합유선방송(SO) 사업자의 경우 수입의 절반 이상을 (CJ ENM 같은) 콘텐츠 공급자에게 내놓고 있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IPTV사들은 (사용료 지불에) 좀 인색한 것 같다”고 언급하며 다시 한번 사용료 인상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IPTV 3사는 CJ ENM이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며 이날 재반격에 나선 것이다. IPTV 3사는 “우리는 2019년 수신료 매출의 48%가 넘는 1조1712억원을 콘텐츠 사용료로 지불했다”며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불되는 사용료 중 IPTV가 지불하는 액수 비율은 63%다. 시장 점유율인 51%보다 높은 수치다”라고 했다. IPTV사가 SO사보다 콘텐츠 사용료 지불에 더 인색하다는 CJ ENM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IPTV 3사는 또 CJ ENM이 콘텐츠 사용료 인상의 근거로 미국의 사례를 든 것에 대해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유료방송 이용 요금이 9배 비싸다”며 “(콘텐츠 사용료를) 미국 수준으로 올리려면 이용자 요금부터 (미국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IPTV 3사는 “우리는 안정적인 망 구축과 투자로 유료방송 시장 가입자를 늘려왔고 이를 통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을 증대하는 등의 순기능을 해왔다”며 “CJ ENM은 미디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로 합의해놓고 공식 행사에서 시장 환경을 왜곡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 데 큰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장문 배포 후 CJ ENM 관계자는 “인상률이 25%라고 해도 IPTV 3사에 요구하는 콘텐츠 사용료는 그들 매출의 작은 부분에 불과한데, 왜 상관 없는 수치를 근거로 들면서 ‘콘텐츠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는 쟁점을 피해가는지 의문이다”라며 “IPTV사들이 자기네들에 유리한 수치들을 근거 자료로 들었는데, 이를 반박하는 자료를 준비해서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