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시설인 오스틴 공장이 지난 1997년부터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결정했다”라며 “이르면 올해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신규 반도체 공장이 지어질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다. 삼성전자가 현재 가동하고 있는 오스틴 공장이 있어 부품과 원자재의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기에 용이하고, 근처에 공항이 있어 제품을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기에도 좋다. 삼성전자가 기존 공장 근처에 330만㎡(100만평) 이상의 부지를 이미 확보한 만큼 신속하게 공장 증설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텍사스 주정부는 향후 20년간 9억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 감면을 놓고 최근까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신규 공장에는 해외 첫 EUV 파운드리 라인이 구축해 최첨단 5㎚ 미세공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 증설을 위한 내부 인력들이 이미 오스틴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 지역 매체는 삼성전자가 최신 3㎚급 생산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발표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공식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