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 전시돼 있는 삼성 갤럭시S21. /연합뉴스

지난 1분기 약 77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전 세계 1위 스마트폰 회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부터는 출하 절벽에 내몰릴 전망이다.

14일 스마트폰 업계를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2분기에 6400만~6500만대 수준의 스마트폰을 파는 데 그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2분기 삼성 스마트폰 출하 절벽 원인을 1분기에 무리하게 출하량을 늘린 점과 스마트폰 업계까지 불어닥친 반도체 공급난을 원인으로 꼽는다.

우선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경영진단을 받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의 건재함을 증명하기 위해 출하량을 쏟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100조원선’을 지키지 못한 삼성 IM(IT·모바일)사업부는 최근까지 경영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5년 만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의 역대급 흥행돌풍에 밀려 2위로 밀려나는 등 체면을 구겼다. 이에 따라 1월부터 갤럭시S21을 출시하는 등 물량 공세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단 여파로 삼성이 4월까지는 최대한의 물량을 쏟아냈으나, 5월부터는 이 수준을 지켜나가는 게 거의 어렵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이 스마트폰 업계로 불똥이 튄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부품 업계와 외신을 통해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난으로 지난 3월 공개된 ‘갤럭시A’ 시리즈 출시가 유럽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애초 계획했던 연간 생산계획(2억9000만~3억대선)을 줄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영우 SK증권 이사는 “완제품을 파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품이 모자라기 때문에 많이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전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라며 “3분기에 신제품 출시 일정이 있는 만큼 출하량을 늘릴 기회가 올 수 있지만, 부품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팔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회사 내·외부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자동차, PC 등의 산업이 같은 부품을 많이 쓰면서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현재 낸드플래시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제외하고 모든 부품 공급 물량이 모자라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제재를 본격적으로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현지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비보가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고, 이런 공격적 구매 계획이 2분기까지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삼성전자가 부품 수급난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도 “최근 중국 업체들이 부품 구매를 경쟁사 견제 수단으로 쓰는 특이점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3분기부터 중국발(發) 반도체 공급난이 한풀 꺾일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7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소비 감소로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품 구매를 줄이고 재고정리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가 다소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