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2 모습. /애플 제공

올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95%를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애플은 워치,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아이패드)에도 OLED를 탑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중소형 OLED 1억69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억1450만대 대비 48%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65%인 1억1000만대를 삼성디스플레이, 30%에 해당하는 5000만대를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전망이다. 중국 BOE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2 교체용(리퍼비시) 디스플레이로 900만대쯤(5%) 공급이 점쳐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에 OLED 탑재 비율을 빠르게 늘려가는 중이다. 2019년 전체 28.4%에 불과했던 OLED 탑재 비율은 지난해 이보다 두 배쯤인 56%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전체 스마트폰의 77.6%에 OLED가 적용될 것으로 여겨진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화질이 우수하다는 OLED에 장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미 아이폰12 전 라인업에 OLED를 탑재한 애플은 올해 10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아이폰(가칭 아이폰13)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간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의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 고급형 모델인 ‘프로'의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높이기 위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박막트랜지스터(TFT·Thin Film Transistor)를 적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LTPO TFT는 OLED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애플이 특허를 갖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만 양산에 성공했다.

주사율은 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는 프레임의 갯수로, 주사율이 높을 수록 화면은 더 부드럽고 선명해진다. 아이폰12는 일반형과 고급형 모두 주사율 60㎐가 책정됐는데, 아이폰13 프로는 주사율이 120㎐로 높아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20㎐ 주사율이 가능한 아이폰13 프로용 패널을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그래픽=김란희

아이폰13 일반형에는 기존 제품과 마찬가지로 저온폴리실리콘(LTPS·Low Temperature Poly Silicon) TFT가 적용된 OLED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눠 맡는다.

아이폰12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을 맺어 우리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경쟁자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중국 BOE는 아이폰13 공급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LTPS TFT OLED는 납품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업계는 BOE가 아이폰13에 적용될 ‘터치일체 OLED’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술은 터치 기능을 패널에 내장한 것으로, 기존 OLED 패널에 비해 더 얇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양산에 성공했다.

업계는 애플이 내년부터 스마트폰을 넘어 아이패드에도 OLED를 탑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대만산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는데, 이와 별개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태블릿PC용 OLED 패널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OLED는 변형이 자유로운 플렉시블과 형태가 고정된 리지드 OLED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먼저 공급하고, LG디스플레이가 이듬해에 공급망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