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SK매직과 손잡고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전 렌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삼성전자와 SK매직은 4일 서울 강동구 SK매직 브랜드 체험공간 ‘잇츠매직’에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와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삼성전자의 다양한 가전 제품을 SK매직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삼성전자 제품과 SK매직의 렌털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SK그룹 관계사 및 다양한 구독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을 확장하기로 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그동안 고객 요구가 강했던 에어드레서(의류관리기), 건조기,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제품에 대한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렌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했다.
렌털은 일정 기간 계약을 통해 제품을 임대하는 판매 방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제품 소유권이 회에서 소비자에게 양도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할부 개념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대신 관리 서비스가 포함돼 일반 판매 보다 다소 비싸다. 정수기 외에도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비데 등의 위생가전 위주로 렌털 시장이 형성돼 있다. 다만 이번 협업에 렌털 시장의 대표적인 제품인 정수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SK매직 모두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렌털 시장 진출을 여러차례 점쳐왔다. 시장 확대 따른 것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부터 연평균 14%씩 성장해 지난해 40조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위생 가전에 대한 높은 관심이 나타나며 올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로서는 LG전자가 렌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6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는데, 2016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50%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가전 렌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으며 두 자릿수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계속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SK매직과 손잡은 이유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가능하면서 SK매직의 고객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SK매직은 삼성전자와 계열사 임직원 수만명을 렌털 고객으로 새로 흡수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매직의 판매 제품이 거의 겹치지 않다는 점도 이번 협약에 영향을 줬다.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각 분야를 대표하는 양사의 앞선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최적의 파트너사인 SK매직과 함께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 시켜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렌털 시장에서의 리더십 강화 및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