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의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AWS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커지면서 클라우드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수혜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클라우드 업체가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주요 매출원인 서버 D램의 큰손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올해 1분기 기업들의 클라우드 지출이 총 418억달러(약 4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10억달러(약 12조원), 직전 분기보다는 20억달러(약 2조원)가 각각 늘어난 것이다.

이는 곧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매출 성장을 의미한다. 실제 아마존이 최근 공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AWS는 이 기간 135억달러(약 1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보다 32%가 늘어났다. AWS의 영업이익은 41억6000만달러(약 5조원)로 아마존 1분기 전체 영업이익(88억6500만달러)의 절반가량을 기여했다.

AWS에 이어 업계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1년 전보다 33% 증가한 17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매출은 50%가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같은 기간 40억4700만달러(약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6%의 성장세를 보였다.

클레이크 머레이 카날리스 연구원은 “코로나 전염병이 시작되고 이동이 봉쇄되면서 지난 1년간 클라우드는 모든 부문에서 승자로 부상했다”라면서 “기업들이 코로나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와 온라인에 의존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AWS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인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코로나로 이른바 ‘집콕족'이 늘고 영상 수요가 덩달아 커지면서 당초 3년 동안 쓰려 했던 AWS 클라우드 서비스의 절반가량을 지난 한 해 모두 써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신규 계약이 필요할 수 있단 걸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클라우드 최대 기업인 AWS를 비롯해 MS, 페이스북 등 서버 D램 큰손들이 투자를 늘리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마침 이들이 투자를 미뤄왔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인텔의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가 출시됐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특수를 볼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서버 D램 가격은 15~18%가량 뛰었다. 2분기 내내 이런 수요는 이어져 1분기 대비 서버 가격이 2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변수는 코로나 백신 보급에 따른 컨택트(대면) 시대로의 전환 가능성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집콕하며 일하고 즐기던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가게 되면 관련 수요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로선 클라우드 서비스에 지출하는 데 신중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