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반기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연봉킹'이 화제다. 무엇보다 수십억원의 퇴직금으로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전(前) 대표들이 눈길을 끈다.
22일 제약·바이오 기업 58곳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상위 5명 중 3명이 전직 최고경영자(CEO)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직원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68억9300만원)였는데, 2위는 어진 안국약품 전 부회장(54억5000만원), 3위는 장홍순 삼진제약 전 대표이사 사장(34억7500만원), 5위는 한종현 동아에스티 전 대표이사(18억1500만원)로 나타났다.
상위권을 차지한 전직 대표의 올해 상반기 보수 대부분은 퇴직금이었다. 안국약품의 어 전 부회장은 급여 8300만원에 퇴직금 53억7000만원을 받았고, 삼진제약 장 전 대표는 34억7500만원의 연봉 중에서 기본급인 1억7900만원을 제외하고 퇴직금으로만 32억7100만원을 받았다.
동아에스티 한 전 대표도 올해 상반기 연봉 18억1500만원 가운데 퇴직금과 퇴직 위로금(기타 근로소득)으로만 15억3700만원을 받았다. 한 전 대표는 빈혈치료제 해외 수출 실적이 직전과 비교해 41% 이상 끌어올렸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1억여원의 상여금도 받았다.
세 사람은 모두 지난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안국약품의 최대주주인 어 전 부회장은 직원을 상대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장 전 대표는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한 전 대표는 동아에스티에서 떠난 후 동화약품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 CEO에서 ESG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던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의장의 올해 연봉도 눈길을 끌었다. 김 의장의 올해 상반기 연봉은 총 10억6600만원으로 현직 대표이사인 존림 사장의 연봉(급여 7억3400만원+상여금 4700만원) 보다 2억여원을 더 많이 받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약་바이오사의 경우엔 인적 자원이 중요하다"라며 "회사에 기여를 했다고 판단되는 임원들에게 많은 퇴직금을 주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확보한 현금으로 퇴직금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올해 초부터 일부 제약사들은 임원 퇴직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정을 손질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3월 회장, 부회장 등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률을 높였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기본급 3억5000만원에 34억원의 성과급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에 따른 지분 매도로 31억4300만원을 더해 총 68억930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는 상반기 연봉으로 27억원을 받았다. 뇌전증 치료제인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을 끌어올린 점과 회사 내부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고 윤리경영 문화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