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S-217622(일본 제품명 조코바)'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로이터 제공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S-217622(일본 제품명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승인을 받는다면 조코바는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에 이어 국내에 세 번째로 도입된 먹는 치료제가 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조코바가 일본 정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을 경우 곧바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 서류를 준비 중이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긴급하게 필요한 약이 국내 허가를 못 받은 제품인 경우, 정부가 공식 허가를 면제해 한시적으로 해당 약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는 제도다.

조코바는 현재 일본 허가당국의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 전문부회가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심사한다. 이로부터 1~2주 뒤인 6월 마지막 주나 7월 첫째 주에 후생노동성 약사분과회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사 결과 조코바가 일본에서 쓰일 수 있게 되면 일동제약은 곧바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늦어도 7월 중순 전에는 식약처에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신청서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조코바 임상시험은 마무리 단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26일 임상 3상에 참여할 환자 200명 모집을 끝낸 뒤 5일간 진행된 환자 투약까지 마쳤다. 현재 환자 데이터 분석 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동제약이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처럼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 정식 품목허가 신청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일동제약은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회사가 서류를 준비하고, 이를 식약처가 검토해 결론을 내리기까지 1~2년 넘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일본에만 먼저 넣은 데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다른 국가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먼저 받으면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기가 다소 수월해지는 게 사실이다”라며 “타국에서 승인을 받았다는 선례가 있으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 효과 등을 강하게 증명하는 데이터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등 국내에 이미 도입돼 있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먼저 긴급사용승인을 한 뒤에 식약처가 사용을 승인한 경우다.

조코바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조코바는 임상에서 델타, 오미크론 등 각종 변이에도 치료 효과를 보였다. 팍스로비드와 약물기전이 같은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시오노기는 지난 4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학회(ECCMID)에서 해당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2·3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투약 4일째에 임상 환자군 90%에서 체내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시오노기는 해당 내용을 토대로 일본 후생노동성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