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대 이송 및 기립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기상 악화, 기술적 문제 등을 딛고 다시 하늘로 향한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누리호 2차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발사 수행기관인 항우연은 이날 발사 시간 범위를 오후 3∼7시로 잡고, 오후 4시를 가장 유력한 시간으로 잡고 발사를 준비 중이다. 정확한 발사 시각은 이날 오후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우선 항우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발사통제지휘소를 통해 발사운용최종점검 등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 이어 오전 11시부터는 육상과 해상 등의 안전통제를 시작한다.

발사 경계구역은 지상에서는 발사대 중심으로 3㎞ 이내에서 인원과 차량, 해상에서는 비행 방향 폭 24㎞, 길이 78㎞ 해상 범위 안의 인원과 선박이 각각 통제된다. 공역에서는 비행 방향 폭 44㎞, 길이 95㎞를 통제 공역으로 설정해 항공기의 안전을 확보한다.

발사 시각이 확정되면 발사 약 4시간 전부터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 주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순서대로 채운 뒤, 발사체를 지탱하는 기립 장치를 철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발사 10분 전에는 발사자동운용(PLO)이 가동되며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PLO는 한번 가동되면 수동으로 중지할 수 없다. 시스템에 문제가 포착될 때는 발사 시퀀스가 자동으로 중단된다.

PLO가 누리호 정상 상태를 확인하면 1단 엔진이 자동 점화된다. 1단이 300톤 추력에 도달하면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4개의 지상고정장치(VHD)가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누리호가 날아오른다.

1단 분리는 이륙 개시 127초(2분 7초) 후 고도 59㎞에서 이뤄지며, 233초(3분 53초) 후에는 고도 191㎞에서 페어링(위성 등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덮개)이 분리된다.

발사 후 274초(4분 34초)가 지나면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고, 발사 후 897초(14분 57초)가 지나면 최종 목표 고도 700㎞에 도달한다. 이때 3단의 추력이 종료되고, 이로부터 대략 100초(1분 40초)가 더 지난 다음에 탑재된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돼, 초속 7.5km의 속력으로 지구 주변을 돌게 된다.

성능검증위성과 지상국이 최초로 교신하는 시점은 발사 후 약 42분 23초쯤이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이날 늦은 오후 비행 궤도 데이터 등을 분석해 종합적인 판단을 토대로 브리핑을 열어 성공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브리핑은 발사 후 약 1시간 10분 만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 연구진의 목표는 인공위성을 고도 700㎞의 궤도에 올려 초당 7.5㎞의 속력(시속 2만7000㎞)으로 지구 주변을 안정적으로 돌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서는 목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외국의 발사체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힘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능력을 갖춰, 주도적으로 다양한 우주 개발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누리호의 두 번째 발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애초 발사일로 예정됐던 지난 15일 기상 악화로, 일정이 하루 밀린 데 이어 15일에는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 시스템 문제로 또 한 번 미뤄졌다. 발사대에서 조립동으로 재이송된 누리호는 연구진의 문제 점검 이후 20일 다시 발사대에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