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약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투약 예행 연습'에서 부평구보건소 관계자가 치료제를 약국에서 수령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이달 14일부터 각 환자에게 투약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가운데,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일동제약이 공동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국내 임상에 들어갔다. 한국 정부는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면 국내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임상 3상 진행 중… 가격은 팍스로비드 절반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대 목동병원, 고대 안암병원 등 국내 24개 의료기관에서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S-217622)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물질은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방식의 항바이러스제로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같은 방식이다. 최근 연구에서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가격은 팍스로비드(80만원)의 절반 가량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최종 가격은 시오노기 제약의 방침, 국내외 시장 상황, 유관 기관의 입장 등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에 임상 진행중인 상황에서 구체화되기는 어렵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애초 2b/3상을 동시에 하려고 했으나, 정부 허가를 빨리 받기 위해 임상 2b상과 3상을 분리하기로 하고, 이런 내용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고 한다. 일본 현지에서는 시오노기 제약이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이 치료제 100만명분을 선 구매하면서, 곧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유럽 등에서 1700명을 대상으로 다국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 韓 정부도 적극 지원… ”효과·안전성은 지켜봐야”

이 치료제가 일본에서 승인을 받으면 국내 도입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가 풍토병 단계로 가려면 충분한 치료제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은 치료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 독려를 위해, 일동제약과 국내 임상 시험과 관련해서 여러 차례 지원 회의를 하기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오노기 제약과 일동제약이 개발하는) 코로나 치료제는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빠르게 보급이 가능하다”라며 “아직 임상 진행 중이라 효과와 안전성은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경과를 보면 뛰어난 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도 “(이 치료제의) 미국 임상 3상 설계를 보면 65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8세 이상 고위험 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임상 결과는 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 팍스로비드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어서, 정부가 국내 임상 2상 결과만으로 긴급사용승인까지 내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100만명분 추가 계약을 추진 중이다.

시오노기 제약은 1878년 설립됐으며 시가 총액 23조5000억원의 대형 제약사다. 올해 실적은 매출액 3조2000억원, 영억이익 1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의약품으로는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Crestor, Rosuvastatin)’, 에이즈 치료제 ‘티비케이(Tivicay, Dolutegravir)’ 등이 있다. 치료제 개발 성공 기대감에 일동제약 주가는 연초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지난 1월 3일 3만5200원을 하던 이 회사 주가는 11일 종가 6만95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