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부스터샷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백신 개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백신 개발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를 주축으로 지난해 출범한 ‘차세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은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한미 바이오플랜트가 원료를 생산하면, 에스티팜이 mRNA를 합성·정제하고 원액을 생산해 GC녹십자가 백신 완제를 생산하는 형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야 에스티팜이 mRNA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 때문에 K-mRNA 컨소시엄은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까지 타깃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종의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효능 평가와 비임상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다. 변이종에 대한 부스터샷 개발을 위해 임상 2상, 3상에 대한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초기의 우한형 바이러스에 대해 백신을 개발해왔는데, 아이진은 변이를 한 차례 거친 유럽형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국내 임상 1상에 대한 투여가 지난달 완료돼 5~6월쯤 중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진은 오미크론 전용 백신도 별도로 개발하고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발견된 게 지난해 말인 만큼 백신 개발도 현재 동물 실험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유럽형 변이에 대한 백신 임상 2상을 시작할 때쯤이면 오미크론 전용 백신도 함께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아이진 관계자는 전했다.

아이진은 백신 후발주자인 만큼 자신들만의 장점도 앞세우고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가 극저온의 냉동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과 달리, 아이진은 동결 건조된 백색 가루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일반 주사제처럼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주사 부위에서 항체가 만들어져 이 항체가 전신으로 퍼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백신보다 심근염 등의 부작용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중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등 기존 백신들이 활용하던 합성항원 방식을 이용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임상 3상 시험 검체 분석을 완료했으며, 질병청 주도로 부스터샷 효과와 안전성 증명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내 부스터샷 또는 저개발 국가가 타깃으로, 정부가 1000만 회분을 선구매했다.

다만 화이자나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상황이어서 국산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인 2020년 6월 임상 1상을 시작한 회사였으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