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두산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의료⋅바이오산업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SK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으로 성공한 선례를 만들면서, 다른 대기업도 앞다퉈 관련 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700억원을 투자해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 진단과 처방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바이오사업도 외부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5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주총에서 바이오, 헬스케어를 롯데의 신성장 동력으로 공식화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오 및 헬스케어를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8월 신설한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이 바이오를 맡고, 신성장3팀은 헬스케어를 주도하게 된다. 지난해 바이오벤처인 엔지캠생명과학 롯데 인수설이 돌기도 했는데, 아예 자회사를 차려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디지털 헬스케어 및 신약 개발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앞서 2021년 신약개발 ‘암크바이오’를 설립하고,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 인수했다. 의약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현대바이오랜드를 자회사로 둔 현대백화점그룹은 디지털과 헬스케어를 결합한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바이오벤처인 고바이오랩에 전략적 지분 투자에 나섰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다. 고바이오랩은 이마트와 건강기능식품 합작법인인 ‘위바이옴’을 설립했고, 합작법인 증자를 위해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이마트는 고바이오랩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동시에 위바이옴에 별도로 투자할 계획이다.
두산은 정관에 의료기기 제조업과 자동판매기 운영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 테스나를 인수하는 데 이어 로봇과 의료기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OCI는 국내외 바이오 회사 투자와 협업을 통한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플랫폼 확보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 SK그룹은 SK케미칼이 이번에 신규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SK케미칼은 오는 2025년까지 제약·바이오에 6000억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오기환 전무(바이오경제센터 센터장)는 “삼성과 SK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제약·바이오에 진출해 성공하면서, 다른 대기업도 의료·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