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 받은 국내 확진자가 4000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현재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은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이상과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이다. 정부는 ‘40대 고위험군’까지 처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정부가 팍스로비드 처방을 시작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4주간 3916명이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아 투약했다. 1주일 전인 지난 4일 발표(1275명)에서 2641명이 늘어난 것이다.
처방 받은 사람은 재택치료자가 2965명으로 가장 많고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환자가 770명, 생활치료센터 입소자가 181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달 27일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정부는 지난달 14일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팍스로비드 처방을 시작했다. 이후 요양병원·시설, 감염병 전담병원, 호흡기클리닉, 코로나19 지정 진료 의료기관 등으로 처방 기관을 확대해 왔다.
처방 대상도 당초 65세 이상이었으나, 지난달 22일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한 차례 조정했고, 지난 7일부터 50대 기저 질환자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저질환에는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 암, 과체중 등이 포함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이 급증했다.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5만4122명 중 60대 이상 고령층은 11.1%인 6008명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신규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 남은 팍스로비드 물량은 전날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총 2만 7954명분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화이자와 계약한 팍스로비드 총 물량은 76만2000명분이다. 지난달 13일 초도물량 2만1000명분과 이달 1일 들어온 1만1000명분을 더하면 총 3만2000명분이 국내에 반입됐다. 질병청은 “2월 넷째주 추가 물량이 국내 도입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에서 “40대 이하도 고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으로 적용 층이 확대될 수 있다”라며 “신속항원검사 결과만으로도 처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백브리핑에서 투약 대상 확대 검토와 관련한 질문에 “환자 발생 상황과 팍스로비드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이자는 2250명의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인 경증 환자에게 투약할 경우 입원 및 사망 확률을 89% 낮춘다고 밝혔다. 임상 참여자 중 병원 치료를 받은 비중은 1% 미만이며, 30일간의 임상 기간에 사망자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