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300명 넘는 사람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 곳에 모였다. /최정석 기자

"PCR(유전자증폭)검사 받으려는데 여기서 기다리면 되나요? 지금 줄 서면 검사 끝날 때까지 2시간은 넘게 걸릴 것 같은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19 진단 검사 체계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 3일 오전 서울 선별진료소 곳곳은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송파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는 정문부터 주변 지하도까지 150미터(m)넘는 대기 줄이 생겼다. 언뜻 봐도 줄 선 사람이 300여 명은 넘었다.

지하도에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PCR검사를 받으려면 여기에 줄을 서는 게 맞냐'는 질문이 오갔지만, 정확히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하도 벽에 붙은 안내문에 선별진료소 위치와 운영 시간만 적혀 있었다.

3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유전자증폭(PCR)검사자용 줄과 신속항원검사자용 줄이 따로 있지만 이를 안내하는 사람은 1명뿐이었다 ./최정석 기자

하지만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는 검사 장소는 물론 대기하는 장소도 달랐다. 30대 중반 윤모씨는 "줄을 선 지 1시간쯤 지나고서야 PCR검사용 줄과 신속항원검사용 줄이 따로 있다는 것을 보건소 직원에게 안내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속항원검사 대기자들이 줄을 선 지하도부터 선별진료소 천막 안까지 들어오는 데 약 1시간, 검사를 끝내고 음성확인서를 받는 데까지 다해서 1시간 30분이 걸렸다. 하지만 검사 종류에 따라 줄 서는 곳이 다르다는 내용을 안내하는 직원은 천막 바로 앞에 있는 한 명 뿐이었다.

윤씨는 "이 추운 날 꼬박 1시간을 기다려서 천막 앞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PCR검사용 줄은 따로 있다고 줄을 다시 서라고 한다"며 "지하도까지 줄을 세울 거였으면 안내하는 사람이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씨는 연휴를 함께 보낸 가족 중 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은 고위험군(밀접접촉자)이다. 음성확인서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은 또 다른 시민은 "PCR검사를 받는 고위험군과 뒤섞여서 기다렸다고 생각하니 오싹하다"고 했다.

PCR검사 대상인 '고위험군'에 누가 포함되는지에 대한 안내도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50대 후반인 이모씨는 PCR검사용 줄에 섰다가 '50대는 고위험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뒤늦게 안내받고 다시 신속항원검사용 줄에 서기 위해 지하도까지 돌아갔다.

3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주변 지하도에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최정석 기자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현장에서는 검사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동대문구 장안구청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민모(29)씨는 2시간 반 가량 기다렸다가 포기하고 주변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했다. 민씨는 "추운 날씨로 발에 감각이 없어져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검사가 이뤄지는 선별진료소 천막 안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선별진료소는 관리자 감독 아래 검사자가 직접 신속항원검사를 하도록 했다. 송파구보건소 선별검사소 현장에 관리·감독자는 2~3명이 앉아있고, 20~30명의 시민들이 동시에 신속항원키트를 꺼내 면봉을 코 안으로 집어 넣었다.

신속항원검사를 마친 시민들은 '셀프 검사'에 불안감을 보였다. 이날 신속항원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유모(46)씨는 "음성이 나오긴 했지만 불안하다"며 "관리·감독하는 의료진 수는 적고, 진료소에 사람도 많아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진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씨는 이날 24시간 방역패스로 쓸 수 있는 '음성확인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