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알약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게 된다. 먹는 치료제는 정맥주사 형태의 기존 치료제와 달리 환자가 집에서 직접 복용할 수 있어서 재택치료 환자가 중증으로 병이 발전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포화로 의료 역량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코로나 알약이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 27일 승인한 화이자사(社)의 코로나 알약 ‘팍스로비드’의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는 88~89% 정도다. 식약처는 팍스로비드 외에 미국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도 긴급사용 승인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코로나 알약과 관련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경증 고위험군 환자부터 처방

一 어떤 사람이 복용하게 되나.

“팍스로비드는 성인이거나 12세 이상 체중 40㎏이 넘는 환자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 정부는 이 중에서도 입원 가능성이 큰 고령,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먼저 처방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재택치료를 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60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이 우선 처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一 고령·고위험군에 우선 처방하는 이유는 뭔가.

“초기 도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정부가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팍스로비드가 36만2000명분 수준이다. 그런데 1월에 들여올 최초 도입 물량(초도물량)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을 합치면 총 60만4000명분으로 늘어나지만 몰누피라비르는 치료 효과가 30%로 팍스로비드(88%)보다 떨어지고, 부작용 문제로 임신부 등에게는 쓸 수 없다. 여기에 정부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다. 정부는 기존 계약 물량과 별도로 40만명분의 치료제 추가 구매 계약 협의를 진행 중이다.”

一그렇다면 약은 어떻게 받게 되나.

“팍스로비드의 경우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나 재택치료자에게 우선 공급하게 된다. 의사가 전화 등 비대면 진료로 처방을 하면 약국이 관할 보건소와 협의에 따라 배송하는 식이다.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의료진이 직접 치료제를 조제해서 환자에게 주게 된다.”

一 렉키로나 등 기존 코로나 치료제와는 어떻게 다른가.

“현재는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가 치료제를 맞으려면, 방역택시를 타고 단기 외래진료센터에 들르거나, 구급차로 응급실에 가서 의료진의 지도 하에 60분 동안 정맥주사로 맞아야 한다.”

一 복용은 어떻게 하나.

“팍스로비드는 분홍색 약 2개와 흰색 약 1개를 하루에 2번씩 5일 동안 먹게 된다. 5일 동안 30알을 먹는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하루 3번 1알씩 5일간 먹는다. 몰누피라비르의 경우 200㎎ 캡슐 4개를 하루에 2번씩 5일 동안 40알을 먹게 된다. 단 몰누피라비르는 5일 이상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一 약값은 얼마인가.

“외신을 보면, 팍스로비드는 530달러(약 63만원) 몰누피라비르는 700달러(약 83만원)다. 정맥주사제 코로나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의 공급가격이 42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긴 하다.”

그래픽=이은현

◇ 통풍 치료제 수면제와 함께 복용 안돼

一 투약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나.

“간이나 콩팥에 중증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임신부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다 팍스로비드 투약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될 때만 약을 복용할 수 있다. 다만 약물 투여 이후에는 모유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몰누피라비르는 부작용 문제로 임신부 등에게는 쓸 수 없다.”

一 다른 약과 같이 복용해도 되나. 피해야 하는 약은 없나.

“팍스로비드를 기준으로 항협심증제(라놀라진), 고지혈증 치료제(심바스타틴), 항부정맥제(아미다론), 진통제(페티딘), 수면제(트리아졸람), 통풍 치료제(콜키신), 발기부전치료제(실데나필), 조현병 치료제(클로자핀) 등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이런 약을 함께 복용하면 체내 의약품 농도가 올라가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일부 항암제(아팔루타이드) 등 6개 성분은 약효를 떨어뜨린다. 방역당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이들 약물 투약자를 걸러내게 된다.”

一 다른 부작용은 없나.

“팍스로비드를 기준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관찰된 주요 부작용으로는 미각이상,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이 있었다. 다만 대부분이 경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一 알약을 먹고 부작용이 나타나면 구제 받을 수 있나.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정부에 피해구제와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백신은 질병청이 보상 산정하고, 치료제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관리원) 통해 식약처가 관리한다. 관리원 조사를 통해 약물과 부작용 사이 인과성이 인정되면 보상(진료비 등)이 된다.”

◇ 팍스로비드, 오미크론에도 효과 있을 듯

一 팍스로비드는 색깔이 다른 알약 3개를 먹는데, 어떻게 다른가.

“팍스로비드의 기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증식(복제)하는 것을 차단하는 전략이다. 바이러스는 복제를 위해 단백질을 만드는데, 분홍색 약(니르마트렐비르)이 단백질 생성을 막고, 흰색 약(리토나비르)은 분홍색 약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一 흰색약 ‘리토나비르’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제라는데. 관계는 없나.

“리토나비르가 에이즈 복합 치료제(칼레트라, 로피나비르)에 쓰이는 건 맞다. 하지만 라토나비르는 에이즈 치료 자체와는 큰 상관이 없고, 함께 쓰이는 치료제가 체내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보조제의 역할을 한다. C형 간염 치료제에도 리토나비르가 활용된다.”

一 오미크론 변이에도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나.

“방역 당국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팍스로비드가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포 실험을 통해 오미크론을 제외한 여러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一 보관은 어떻게 되나.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는 실온(15~30℃)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렉키로나는 냉장보관(2~8℃)을 해야 하고, 이 경우 18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알약의 경우 냉장보관하면 보관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